그룹 시너지 극대화해 KB‧신한금융과 경쟁

하나금융그룹의 그룹 통합 마이데이터 서비스 브랜드 ‘하나 합’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하나금융그룹의 그룹 통합 마이데이터 서비스 브랜드 ‘하나 합’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금융경제신문=곽호성 기자] 하나금융그룹(하나금융)이 최근 마이데이터 기반 개인 자산관리 서비스 ‘하나 합’을 내놓았다. 하나금융은 마이데이터 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적으로 전열을 정비해서 글로벌 금융사로 도약하려고 하고 있다.

하나금융에 이어 금융그룹 총자산 규모 4위인 우리금융그룹(우리금융)이 완전 민영화됨에 따라 앞으로 공격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우리금융의 추격은 뿌리치고, KB‧신한금융그룹과는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이에 따라 많은 이들이 하나금융의 성장 전략에 관심을 갖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마이데이터 기반 개인 자산관리 서비스 ‘하나 합’을 지난 1일 공식 출시했다. 하나은행은 이번 서비스 출시와 동시에 다음달 말까지 두 달 동안 이벤트를 열고 있다. 

하나 합은 지난 7월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핀크가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은 후 쉽고 직관적인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하나금융그룹이 준비한 브랜드다. 하나 합은 은행, 증권, 카드, 보험 등 여러 곳에 있는 고객 금융 데이터를 하나로 ‘합’해 맞춤형 자산관리 컨설팅을 제공한다.

이벤트는 하나 합의 전문성과 차별성을 널리 알리고 많은 고객들이 여러 자산관리 솔루션을 안전하고 힙하게 경험해 볼 수 있게 준비됐다. ‘힙하다’라는 말의 뜻은 ‘Hip하다’에서 나왔다. 개성과 감각을 갖고 있으면서도 최신 유행을 잘 알고 산뜻하다는 뜻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자산관리(PB)와 외환 부문이 강점”이라며 “기존 소수의 고액 자산가에게만 제공되던 자산관리 및 외환 투자 전문 컨설팅을 디지털을 통해 모든 손님들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의 경우 마이데이터 베타 서비스(대고객 시범서비스)에 계열사 4곳(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핀크)이 참여하고 있다. 

이렇게 하나금융은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하나금융의 마이데이터 전략 배경에는 그룹 계열사들을 합쳐 시너지를 내겠다는 생각이 있다. 신한금융이나 KB금융의 경우 계열사들이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하나금융도 지난해 2월 하나손해보험을 출범시키면서 모든 금융 업종을 갖췄다. 

하나 합의 경우에도 하나금융 계열사들이 체계적 협업을 해서 빠르게 서비스 준비를 마쳤다. 하나금융은 앞으로 고객에게 데이터 기반의 초개인화된 맞춤형 금융 솔루션을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금융권에선 하나금융이 마이데이터, 블록체인 등의 최신 핀테크 기술을 적극 활용해 성장하려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우리금융이 증권사 등을 인수해서 여러 금융업종을 갖추기 전에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하나금융 계열사 전체에서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원래 업계에서 팔로워가 취할 수 있는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단 위치를 사수하며 기회를 기다리는 그리고 시행착오를 줄여 비용이 감소하면 비즈니스의 효율성을 늘리고 불확실성을 줄이는 전략이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선두주자들이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경험한 실패의 교훈들을 반면교사 삼아 자신들의 전략을 짜서 그들이 비싸게 지나간 길을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쫓아가는 전략이다. 홍기훈 교수는 이 전략은 효율성이 좋고 불확실성이 낮아 튼튼한 전략이나 선두주자들이 그래도 앞서 나가고 있기 때문에 판을 엎는데 유효한 전략은 아니라고 봤다.  

홍기훈 교수는 “두 번째 방식은 자신들의 상대적 우위를 살려 자신들이 공략할 수 있는 니치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법”이라며 “사실 이 방식이 대부분의 용감한 팔로워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왜냐하면 지속적인 상대적 우위 강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상대가 장악하고 있는 시장을 잠식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하나은행 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기관들의 문제는 상대적 우위가 사실상 미미하고 대부분의 서비스들의 수준이 비슷하다는 점이라 이 전략이 쉬워보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홍기훈 교수가 제시한 세 번째 방법은 완전히 판을 엎어버리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자신의 판을 만드는 방법이다. 

홍기훈 교수는 “이런 방식은 불확실성이 너무 높고 매니지먼트의 미래 예측역량은 당연히 필요하며 그에 더해 엄청난 추진역량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며 “요새 토스나 카카오 등이 중금리, 디지털의 키워드들을 이용해 이런 시도를 하고는 있으나 디지털화는 더이상 혁신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은행의 경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사회적 금융, 예술금융과 같은 정말 다른 은행들이 따라오기 어려운 혁신적인 분야를 전면에 내세워야 하는데 이런 전략은 중장기 계획을 치밀하게 촘촘히 세워 굳은 의지로 실행해야만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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