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신문 김사선 기자)대선이 끝나고 이명박 정권 레임덕이 본격화되면서 소주 밀가루 두부 콩나물등 가공식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는 가운데, 주요 가공식품업체들이 경영난 엄살과는 달리 올해 호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가공식품업체들이 원재료값 인상 등으로 인한 경영난을 호소하며 가격을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는 것과 상반된 결과다.

이같은 가격 인상 도미노는 선거 유세중 가는 곳마다 ‘민생’정치를 강조한 박근혜 당선자의 공약과도 직접 배치되고 있어 정부가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주목받고 있다.

재벌 및 CEO, 기업 경영 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최근 가격을 연달아 올리고 있는 제분업체등 국내 21개 주요 가공식품업체의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을 조사한 결과 총 1조7171억원으로 작년 동기 1조4408억원에 비해 무려 19.2%나 늘었다. 특히 21개사 중 62%인 13개사의 영업이익이 늘어났고 8개사만 줄어들었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10대그룹 84개 비금융 상장 계열사 60%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줄어들고 28%는 심지어 매출까지 쪼그라드는 부진을 겪고 있는 점과도 대조적이다.

매출도 총 24조803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20조449억원에 비해 23.7% 증가했다. 21개사 중 매출이 줄어든 곳은 농심 딱 1곳뿐이었다.

올해 영업이익 ‘대박’ 1위 식품업체는 밀가루 생산업체인 대한제분으로 작년 3분기까지 14억원 적자에서 올 3분기 201억원 흑자로 영업이익 증가율이 무려 1533.7%에 달했다. 2위도 역시 밀가루업체인 동아원으로 작년 29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올 3분기 135억원으로 늘어 354.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제분업체의 실적이 이처럼 호조를 보인것은 올들어 원맥가격이 안정되고 환율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분업체들은 지난 21일 동아원의 8.7%인상을 필두로 줄줄이 가격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3위 삼립식품은 작년 41억원에서 올해 96 원으로 132.1%, 4위 매일유업은 117억원에서 221억원으로 89%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22일 소주가격을 8.19% 올린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은 작년 1176억원에서 올해 1925억원으로 63.8% 늘었다.

6~10위는 각각 빙그레(39.8%) 오리온(37.4%) 대상(31.5%) CJ제일제당(30.4%) 오뚜기(15.1%)가 차지했다.

반면 영업이익이 가장 급감한 곳은 사조대림으로 작년 86억원에서 올 3분기 48억원으로 43.4%나 줄어들었다. 이어 동원F&B(-29.9%) 롯데제과(-23.4%) 삼양식품(-20.5%) 크라운제과(-18.0%) 롯데칠성음료(-12.9%) 농심(-8.0%) 사조해표(-7.3%)등 7개사도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쳤다.

매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업체는 하이트진로로 작년 8943억원에서 올해 1조5295억원으로 71.0%나 늘었다.

그러나 이는 하이트와 진로의 합병에따른 효과여서 실제 매출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식품업계 매출 1위인 CJ제일제당이었다. 작년 4조9481억원에서 올 3분기 7조4549억원으로 무려 50.7%나 뛰었다.

반면 농심은 21개 식품사 중 유일하게 매출이 작년 1조4794억원에서 올해 1조4659억원으로 1% 남짓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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