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식 기부 지양 소외계층 자립 도움 주력

수출입은행 김용환 행장(앞줄 왼쪽 일곱번째)이 수출입은행이 후원하는 다문화 청소년을 위한 인재육성 프로그램 ‘글로벌 스타캠프’에 참석해 행사 관계자 및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금융경제신문 정상미 기자)한국인 아빠와 베트남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8살 김준호(가명)군은 항상 일터에서 바쁜 엄마ㆍ아빠와 극장에 가거나 공연나들이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더군다나 비싼 티켓 때문에 가족전체가 공연을 보러가는 것은 넉넉지 못한 가정환경 탓에 꿈도 꾸기 어려웠다. 그래서 김군은 같은반 친구들이 엄마ㆍ아빠와 공연을 보러 다녀왔다고 하는 말을 들을 때면 부럽기만 했다.

이런 준호에게 엄마ㆍ아빠와 함께 공연을 볼 수 있는 신나는 일이 생긴 것은 지난해 12월말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이 다문화 가정 200여명을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사회적기업인 문화마을 들소리의 국악콘서트 ‘월드비트 비나리’ 공연에 초청한 것이다. 다문화센터를 통해 엄마ㆍ아빠와 공연을 보러 갈 수 있다는 연락을 받은 준호는 뛸 듯이 기뻤다.

연말연시 분위기가 절정인 저녁, 준호는 엄마ㆍ아빠와 함께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들뜬 마음으로 국립극장으로 향했다. 한국의 전통 타악과 판소리 등 빠르고 역동적인 우리장단에 흥겨운 퍼포먼스까지 함께 어우러진 비나리 공연은 처음부터 끝까지 신이 났고, 공연 마지막에는 준호도 무대에 올라가 다른 다문화 가정 친구들과 어울려 기차놀이도 했다. 공연이 끝나고 소원떡이 들어있는 복주머니까지 받은 준호는 “엄마ㆍ아빠와 함께해 더욱 신나는 공연이었어요. 저도 커서 형, 누나들과 같은 멋진 배우가 될래요”라고 말하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사회공헌 효과적 수행 방안

한국수출입은행이 사회적 책임을 좀 더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도입한 ‘희망씨앗(SEED) 프로그램’이 금융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으로서 사회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의무 차원을 넘어, 상생 성장을 위한 핵심전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사회공헌은 기업 사업내용과 연관된 특정분야 등에 대해 인력, 자금, 기술을 지원하는 ‘테마형 사회공헌’으로 진화하고 있다.

‘희망씨앗(SEED) 프로그램’은 취약계층의 자립 지원, 다문화가정 및 탈북민 등 新구성원의 사회적응 지원, 글로벌 사회공헌 등으로 분류해 시행 중이다. 특히 수은은 일회성 후원 및 단순 금전 기부를 지양하고 임직원이 직접 참여하는 봉사·기부, 재능기부, 자매결연 등의 활동을 통해 국내외 소외계층의 자립을 실질적으로 돕는 데 주력하고 있다. 명절을 맞아 소외감을 느끼기 쉬운 서울역 노숙자들에게 직접 따뜻한 점심을 대접하고 노원구 중계동 달동네의 독거노인, 결손가정에 연탄을 기부, 직접 배달하는 등 기부와 봉사를 연계시켜 주변의 소외된 이웃에게 ‘정’을 전할 수 있는 봉사를 펼치고 있다.

2005년 홍천군 성수리 마을과 자매결연을 체결한 이후 매년 자매마을을 방문해 무료 건강검진, 농사일손 돕기 등의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으며 지난해 6월에는 육군 제5군단과 ‘1사1병영’ 자매결연을 체결하고 모범장병들에게 취업교육과 산업시찰을 지원하는 등 1사1병영, 1사1촌 자매결연 기관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후원활동을 하고 있다.

아울러 수은은 수출금융,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남북협력기금 등 핵심 업무영역 내용과 연계해 사회공헌 분야 다각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무역수지흑자를 시현하고 있거나 주된 원조대상국인 아시아 개도국 출신의 이주민, 다문화가정의 안정적 정착지원에 주력했으며, 도시에 비해 지원이 부족한 농촌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족이 한국사회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결혼이주여성을 고용하는 사회적 기업의 시설 확대를 돕고 있다.

다문화 자녀 글로벌 인재 육성

또 다문화 자녀를 글로벌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교육사업을 후원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여수세계박람회에 다문화 가정의 부모ㆍ자녀 300여명을 초청해 세계적인 문화ㆍ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7월에는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와 함께 다문화 어린이 300여명을 여의도 본점 강당으로 초청, 뮤지컬 ‘경제박사 재크의 신비한 모험’ 공연을 개최해 다문화 어린이들에게 알기 쉬운 경제금융교육 기회를 마련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9월에는 9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및 최초의 다문화어린이 대안학교인 지구촌학교 어린이 총 240여명을 대상으로 ‘수출입은행 생생 경제ㆍ금융교실’을 열어 놀이와 게임 등 체험을 통한 경제금융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또한 이번 겨울방학중 3박4일간 펼쳐지는 국제교육협력단 주최 다문화 청소년 글로벌스타캠프를 후원해 다문화 중학생이 스웨덴 초청 전문가들(연기감독, 뮤지션 등)로부터 영어ㆍ음악 교육을 받을 기회를 제공했다.

수은은 이 외에도 다문화 가정의 우리사회 적응을 돕기 위해 전국 다문화가족센터가 실시하는 부부간, 고부간 행복찾기 프로그램 지원, 이주여성의 한국어 교육, 이주민의료센터 의료전문가 고용, 결혼이민자 창업 후원, 다문화 아동의 사시수술 후원,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앞 업무용 차량 공급 등 다양한 다문화 가정 돕기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있다.

사회공헌 예산 대폭 확대

수은은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 시행을 위해 관련예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지난 2011년 20억3000만원이던 관련예산을 2012년 40억9000만원으로 확대했고, 올해 예산도 지난해 대비 22% 늘린 50억원으로 책정했다.

특히 다문화ㆍ탈북가정 후원 규모를 지난해대비 2배 이상인 15억원으로 늘려 다른 기관의 사회공헌 프로그램과 차별되도록 했다.

수은은 올해도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 결혼이주여성 등을 고용하는 사회적기업을 지속적으로 돕는 한편, 다문화 청소년 대상 글로벌 인재육성 프로그램과 경제금융교실을 후원할 예정이다. 또한 다문화 가정 지원을 위한 신규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다문화 대안학교 개교와 다문화 어린이 합창대회 등을 후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탈북민 고용 사회적기업을 신규 발굴해 지원을 확대하고, 탈북 청소년에 대한 장학금과 탈북민 대안학교에 교육비를 지속적으로 후원할 예정이며, 탈북 아동 대상의 합창제와 연극제 등 문화 기회 제공을 위한 신규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전국 400여개 대학을 대상으로 봉사단을 모집해 ‘희망씨앗 대학생 봉사단’을 창단하고 연중 지속적으로 수은 직원과 함께 봉사활동을 실시해 우리 젊은이들에게 봉사의 기회를 제공해 건전한 사회참여 의식을 높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자매결연을 맺은 마을, 군부대 및 단체에 대한 후원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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