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산은금융, 기부금 반토막…은행권은 현상유지 수준

(금융경제신문 김사선 기자) 금융지주사와 시중은행들이 실적부진을 겪으며 지난해 '기부금' 지출을 대폭 줄인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금융감독원과 CEO스코어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인 산은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회장 한동우), KB금융지주(회장 어윤대), 우리금융지주(회장 어윤대),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정태)의 지난해 기부금 총액(연결기준)은 9천534억 원으로 2011년 1조5천억 원에 비해 금액으로는 6천91억 원, 비율로는 39%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8개 시중은행의 기부금 총액은 3천224억 원에서 3천145억 원으로 2.4% 감소했다.

금융지주사의 기부금이 급감한 것은 2011년 전체 기부금액의 80%를 차지했던 산은금융지주가 기부금을 1조2천453억 원에서 6천512억 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인 것이 주된 이유다.

신한금융도 기부금을 같은 기간 1천179억 원에서 741억 원으로 37% 이상 줄였고, 하나금융은 600억 원에서 552억 원으로 8% 감축했다.

이에 비해 우리금융은 2011년 616억 원에서 지난해 926억 원으로 50% 이상 기부금이 증가했고 KB금융도 779억 원에서 804억 원으로 3.3% 늘렸다.

5대 금융지주가 기부금을 크게 줄인 것은 지난해 실적부진과 올해 경영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5대 금융지주가 벌어들인 순이익 규모는 2011년 10조9천518억 원에서 지난해 8조8천576억 원으로 2조 원 이상 급감했다.

KB가 29.5%의 순이익 감소율을 기록한 것을 필두로 우리(26.1%), 산은(24.3%), 신한(23.8%)이 20% 이상 순이익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외환은행을 인수한 하나금융만 유일하게 순이익이 31.1% 증가했다.

5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 감소율(19.1%)보다 기부금 감소율(39%)이 높은 것은 경기변동에 따라 실적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보험,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를 위해 자금운용을 보수적으로 한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8개사는 순이익 총액이 2011년 11조 원을 훌쩍 넘겼으나 지난해에는 7조4천억 원으로 34.6% 감소했다. 그럼에도 기부금은 2.4%만 줄어 금융지주사와는 대조를 이뤘다.

 
8개 은행 모두 순이익이 감소한 가운데 신한은행은 기부금을 843억 원에서 565억 원으로 33% 줄였다. 기업은행도 598억 원에서 448억 원으로 25% 감소했다.

그러나 순이익이 30%에서 많게는 60%까지 감소했음에도 우리, 외환, 씨티, 하나은행은 오히려 기부금을 최고 66% 늘렸다.

SC은행도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25% 줄어들었지만, 기부금은 2배 이상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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