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신문 김사선 기자) 대기업 총수들의 연봉이 공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재벌그룹들의 총수와 그 가족 가운데 60%가 해당기업에서 받는 연봉 공개에 나서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연봉 5억원 이상 임원의 개별 연봉 공개를 의무화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 개정안(자본시장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이 시행되면 각 회사에 등기이사로 등재된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은 개별 연봉을 공시해야 한다.

재벌 및 CEO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20대그룹 비금융상장사 136개 회사의 등기임원 연봉을 조사한 결과 전체임원 448명의 연봉 합계는 4천44억원이었고 1인당 평균연봉은 12억2천767만원이었다.

이들 회사 중 5억원 이상의 평균연봉을 지급하는 회사는 모두 77개 회사로 절반이 넘는 57%에 달했다. 77개 회사의 평균연봉은 13억원으로 5억원 이하를 받는 59개사의 평균연봉 2억6천만원의 5배나 돼 엄청난 격차를 보였다.

평균연봉을 10억원 이상 지급하는 회사는 41개사(53.2%), 30억원 이상을 지급하는 회사는 7개사, 50억원 이상을 지급하는 회사도 삼성전자와 SK 등 2개사로 집계됐다.

이처럼 대기업 임원들의 연봉이 큰 격차를 보임에 따라 국회는 경제민주화 방안의 하나로 5억원이상의 연봉을 받는 대기업 총수나 임원의 급여를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을 만들기로 했다. 지난 10일 정무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법과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상임위와 본 회의를 거치면 본격 시행된다.

이 법안이 확정되면 가장 많은 계열사의 연봉을 공개해야 할 그룹 총수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될 전망이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자동차를 비롯,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와 현대제철, 현대파워텍의 상근이사를 맡고 있으며 현대건설과 현대NGB의 비상근이사도 맡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오토에버, 현대NGB 등의 상근 또는 비상근 이사를 맡고있어 연봉 공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의 최태원회장 역시 (주)SK와 SK이노베이션, SKCNC, SK하이닉스 등 4개 계열사의 이사를 맡고 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은 이 중 SK CNC를 제외한 3개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고 3개사 중 (주)SK와 SK이노베이션의 연봉 수준이 재계 2,3위 수준이어서 공개 연봉액은 가장 높을 가능성이 크다.

SK그룹에서는 최재원 이사회의장이 SK와 SK네트웍스의 임원으로 있고 최창원부회장도 SK케미칼과 SK건설, SK가스 등 3개사의 임원으로 등록돼 있다.

CJ그룹의 이재현회장과 롯데그룹의 신동빈회장, 한진그룹의 조양호 회장, STX의 강덕수 회장 등도 3개사 이상의 등기임원을 맡고있어 부담이 될 전망이며 한화그룹의 김승연회장과 GS그룹의 허창수 회장은 2개 계열사의 등기이사로 올라 있다.

이에 반해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은 상장 계열사 임원을 맡고 있지 않아 부담이 적은 편이다.

삼성그룹의 오너가족들은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유일하게 대표이사를 맡고 있을 뿐 다른 가족들은 등기이사 등록을 하지 않았다.

LG그룹의 구본무회장은 주식회사 LG의 대표이사로만 등록돼 있다.

그룹별 평균 연봉에서는 단연 삼성그룹이 선두였다.

삼성그룹내 조사대상 13개사 중 크레듀를 제외한 12개사가 평균 연봉 5억원 이상을 지급했고 전체 평균 연봉은 15억5천900만원이었다.

두 번째는 의외로 한화그룹이 차지했다.

한화그룹의 조사대상 3개회사는 평균연봉 15억1천4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고 SK그룹도 16개 대상회사 임원들에게 평균 14억7천700만원씩을 지급해 다른 그룹을 압도했다.

현대자동차그룹(11억1천만원)과 LG그룹(10억9천700만원), 두산그룹(10억5천400만원)도 임원 평균 연봉이 10억원을 넘는 그룹이었다.

회사별 랭킹에서는 삼성전자가 단연 선두로 평균연봉은 52억1백만원이었다. 이는 그나마 2011년의 109억9천만원에서 절반으로 줄어든 수치다.

2위는 (주)SK로 삼성전자와 맞먹는 51억8천만원이었다.

이처럼 (주)SK가 고액 연봉을 지급하는데는 최태원 그룹회장과 최재원 부회장이 임원으로 있는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있다.

4위는 삼성중공업의 7억3천600만원이었고 5위는 CJ제일제당의 억1천800만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