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금융지주 임원 74% 자은행출신…해외수익은 1%대 그쳐

(금융경제신문 김사선 기자)금융지주사 임원 10명중 7명이 산하 자은행 출신들로 채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가 출범한 지 12년이 지났지만 지나친 ‘순혈주의’(純血主義)로 인해 금융지주의 글로벌화와 금융지주의 은행 편중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금융권과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해 4대금융지주의 전체 임원의 74%가 자체에서 승진한 은행원 출신으로 드러나 금융기관의 고질적인 순혈주의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해외진출 현황에서는 4대은행의 해외법인 수가 은행당 6개도 안 되는 22개에 불과했으며 이들 법인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전체 매출의 1.61%에 그쳤다.

이러한 결과는 지난 2001년 정부가 금융지주회사법을 만들어 국내 금융의 글로벌화를 시도했으나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은행들은 규모만 커졌을뿐 여전히 비슷한 유형의 은행원들이 국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금리만을 챙기는 손쉬운 경영을 계속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국내금융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대기업식의 경영 마인드와 글로벌 의식을 가진 새로운 인물들을 대거 영입해야한다는 주장이 금융기관 내에서도 강력히 나오고 있다.

그러나 2013년 금융지주의 임원들은 여전히 은행출신 인사들로 채워졌다. 전체 50명의 임원 중 은행원 출신은 모두 37명으로 74%에 해당했다. 이에 비해 관료출신과 금융연구소 출신은 각 4명이었고 증권과 카드사 출신은 각각 2명과 1명에 그쳤다.

특히 기업 출신은 대한생명과 딜로이트회계법인에 근무했던 하나금융지주의 조기욱 부사장 단 한명 뿐이어서 금융지주에서 기업식 경영방식을 적용하기는 힘들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4대은행의 지난해 해외법인 실적은 국내 금융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들의 2012년도 총 수익은 73조1702억원이었는데 이 중 해외에서 얻은 수익은 1조1808억원에 그쳐 1.61%에 불과했다.

그나마 2001년 가장 먼저 출범한 신한금융지주의 신한은행이 3.1%의 다소 높은 비중을 보였을 뿐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1.69%와 1.50%에 그쳤고 국민은행은 0.25%에 불과했다.

특히 4대은행의 해외법인 수는 지난 3년 사이 2개가 늘었을 뿐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고 실적 또한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수익이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국내 은행들의 해외진출 형태는 글로벌 금융사와는 엄청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외국 주요 은행들의 해외매출 비중을 나타내는 TNI는 UBS가 77%에 달했고 도이치뱅크와 HSBC도 75%와 65%를 기록했다. 시티은행과 일본의 미츠비시UFJ도 44%와 29%였다.

4대금융지주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업종 다양화의 설립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은행 수익에 치중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현재 각 금융지주의 전체 수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KB금융지주가 92.9%, 우리금융이 90.7%, 하나금융이 90%로 3개 지주가 90%를 넘었고 신한금융지주만 83%로 80%대였다.

◇4대금융지주사 출신별 임원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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