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중 연평균 1조5천억 순익…자산증가는 하나 김승유 '으뜸'

(금융경제신문 김사선 기자)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과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연임 포기 및 퇴임 의사를 밝히면서 한 때 금융계의 4대 천왕'으로 불리던 4명의 금융지주사 회장이 모두 퇴진하게 됐다.

금융계를 주무르던 4명의 최고경영자 가운데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자산규모면에서는 가장 눈부신 성장을 이뤄낸 반면, 평균 순이익에서는 가장 부진한 성적을 냈다.

반면 어윤대 회장은 재임기간 중 자산규모 증가율이 꼴찌였지만 평균 순이익은 가장 높아 대조를 이뤘다.

6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최근 퇴진했거나 퇴진이 결정된 4명의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김승유 회장이 재임기간 중 자산규모를 85.9%나 늘리며 외형성장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김승유 회장 취임 첫해인 지난 2005년말 95조8591억원이던 하나금융지주의 자산규모는 지난해 말 178조2289억원으로 증가했다.

김 회장의 재임기간이 6년으로 가장 길기는 하지만 우리금융지주가 이팔성 회장이 재임한 5년 가까운 기간에 자산규모를 30%밖에 늘리지 못한 것에 비하면 하나금융지주가 월등히 가파른 성장을 했다.

이팔성 회장은 2008년 6월말 취임시 249조6000억원이었던 자산규모를 지난해말 325조7000억원으로 30.5% 늘렸다.

강만수 전 회장은 KDB금융지주의 자산규모를 2010년 말 158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83조1000억원으로 15.7% 증가시켰다.

어윤대 회장은 재임기간이 33개월로 강만수 전 회장 보다 길지만 자산규모는 262조2000억원에서 282조 원으로 7.6% 늘리는데 그쳐 꼴찌를 기록했다.

하지만 순이익 면에서는 어윤대 회장이 가장 높은 실적을 냈다. 어 회장 재임기간 중 KB금융지주는 연 평균 1조5880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며 우리금융지주의 이팔성 회장이 1조4219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강만수 전 회장은 평균 1조33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3위를 차지했고 자산규모 성장률 1위인 김승유 전 회장은 평균 9140억원의 순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한편 금융지주 회장들은 주가관리에서는 공통적으로 실패를 맛봤다. 비상장사인 KDB금융지주를 제외한 나머지 회사의 주가가 4대 천왕 재임 중에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이팔성 회장 취임 당시 1만7700원이었던 주가가 퇴임의사를 밝힌 다음날인 지난달 15일 1만1700원으로 33.9%나 떨어졌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14조2000억원대에서 9조4000억원대로 4조8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KB금융도 어윤대 회장 취임 당시 5만900원이던 주가가 연임포기 의사를 밝혔던 지난달 29일 3만5150원으로 30.9% 하락했다. 이에 따라 어 회장 재임기간 중 시가총액도 6조원이나 날아갔다.

하나금융은 김승유 전 회장 재임기간 중 주가가 5만원에서 3만9000원으로 22% 떨어져 시가총액이 3조2000억원이나 줄었다.

결과적으로 4대 천왕 재임기간 중 외형 성장과 함께 연간 수천억원에서 1조원대에 이르는 순익을 냈지만, 최근 금융환경 악화로 전반적인 실적이 하락하면서 주가는 본전도 건지지 못한 채 퇴진을 맞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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