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반토막 모르쇠 임직원ㆍ등기이사 연봉 20% 인상
한화생명 등도 실적부진 불구 등기임원 연봉 대폭 올려

(금융경제신문 김사선 기자)미래에셋생명이 2012 회계년도에 순이익이 반토막나는 최악의 실적을 내고도 직원과 등기이사 연봉을 20% 이상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화생명, 동부생명, 동양생명, KDB생명 등 4개 보험회사는 등기임원 연봉을 무려 30.0~66.7%나 올렸다.

4일 CEO스코어가 2012회계연도 사업보고서를 내놓은 7개 생명보험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들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직원과 등기이사 연봉을 대부분 인상했다.

등기이사 평균 연봉은 12억6300만원에서 5억7000만원으로 54.9% 감소했고,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71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9% 증가했다. 등기이사 연봉이 대폭 감소한 것은 2011회계연도에 48억5000만원 가량을 등기이사에게 지급했던 삼성생명이 지난해 13억4000만원대로 72% 이상 줄인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직원 평균 연봉은 삼성생명과 우리아비바생명만 줄였고 나머지 5개사는 일제히 증가했으며, 그 중 3개사는 두자릿수 증가율로 연봉을 대폭 올렸다.

미래에셋생명은 2012 회계년도 순이익이 624억원으로 전년도 1359억원에 비해 54%나 줄어 최악의 감소율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이 5500만원으로 직전 회계년도보다 25%나 증가했다. 등기이사 평균 연봉도 3억6700만원에서 4억4100만원으로 20.2% 올랐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사업연도부터 국제회계기준인 K-IFRS를 도입하면서 선물 등 세금이 부과되는 유사수당 등이 모두 공시대상이 됨에 따라 직원 급여가 많이 오른 것처럼 보일 뿐”이라며 “순이익 감소율도 타사보다 손상차손이 더 많아 956억원의 대손충당금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 "등기이사 연봉이 오른 것은 지난해 6월 최현만 수석부회장이 미래에셋생명에 오면서 하만덕ㆍ이상걸 사장 2명에서 3명으로 등기이사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2012 회계년도 순이익은 4908억원으로 전년도보다 4.1%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이 5400만원에서 7700만원으로 42.6%나 증가해 가장 많이 올랐다. 등기이사 평균 연봉은 5억9300만원에서 7억9000만원으로 33.2% 늘었다.

한화생명은 “연초 금융감독원이 보험사를 상대로 비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성과금 등을 급여액에 모두 포함시키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에 따라 연봉이 많이 오른 것처럼 보일 뿐, 실제로 인상률은 시중금리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동부생명보험도 순이익이 24.2% 감소했지만 직원 평균 연봉이 5.7% 증가했고, 등기이사 평균 연봉은 40% 늘었다.

순이익 규모가 4.4% 감소한 우리아비바생명은 직원 연봉이 1.6%, 등기이사 연봉은 21.4% 줄었다.

보험업계 1위 기업인 삼성생명보험은 순이익이 줄어들진 않았지만 직원과 등기이사 연봉이 감소했다. 삼성생명의 직원 연봉은 8900만원에서 7400만원으로 16.9% 떨어지면서, 1위 자리를 한화생명에 넘겼다. 하지만 등기이사 연봉은 대폭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13억4400만원으로 독보적인 1위를 유지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2011년에 퇴직한 등기이사가 많아서 퇴직금이 많이 포함되면서 감소율이 높게 나왔다. 이수창ㆍ김상항 사장과 한종윤 부사장, 임영빈 전무 등 4명이 퇴직했고, 이 중 20년 이상 임원으로 일한 이수창 전 사장은 퇴직금만으로 수십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순이익 규모가 각각 62.9% 증가한 KDB생명보험과 59.4% 증가한 동양생명보험은 직원과 등기이사 연봉이 크게 인상됐다. KDB생명은 등기이사 연봉이 2배 이상 올랐고, 직원 연봉도 8.6% 증가했다. 동양생명은 직원 연봉이 13.5%, 등기이사 연봉이 30%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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