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민족 유구한 전통의 대동맥
도도히 흐르는 민족혼이여
우리는 하나되어 천하를 호령하고
만방의 중심되는 그날까지 역사를 쓴다
녹슬은 철마는 허린 잘린 통증을 알리라
고통의 씨앗은 비바람에 산천에 흩날리고
침묵하는 삼팔선 철책의 어깨는 무겁다

대한반도의 외로운 백령섬
손 쭉뻗어 닿을 듯한 북녘땅 장산곶
심청의 전설이 살아있는 인당수에
백학(白鶴) 한 마리가 날아 드네
빗발치는 포성 뒤로 정적은 무상하고
쉼없는 물보라에 새겨진 어록(語錄)들
오십성상의 허물이 쌓여간다

길다란 빨랫줄에 매달린 듯
일렬로 늘어선 수십척의 고기잡이 배
이것이 분명한 선인가
여기가 정녕 NLL이던가
선은 나눔이다
너와 내가 있고
내것과 네것이 나뉘는 가름질

양날개 곱게 뻗은 갈매기
물길따라 노니는 까나리
자연은 수없이 선을 넘나드는데
사람은 선에 묶여 이렇게 가슴을 옥좨는가
선은 소통이다
너와 내가 있고
내것과 네것이 통하는 상생길
 
그래 버리자 해묵은 허물을
그래 가지자 하나된 희망을
너와내가 없는 우리가 되면 그만인것을
너와내가 나뉘어 상처만 돋아나네
그누가 부쳐준 이름인가, NLL(엔엘엘)
우리가 가지지 말아야 할 불운의 역사여
넘어야 할 산은 바로 여기가 아니다네

산과 강과 집과 도로의 맨 얼굴
창공에 올라 들여다 뵈는 디지털 사진이다
눈길 닿는 대로 애정이 푹빠지는 별들은
호국용사들이 누비던 나의 조국산하
맏형인 서해 최북단 백령섬아!
언제나 녹슬은 가시울을 걷어내고
너와 내가 하나되는 튼실한 동앗줄을 꼬려나.

 

 

강요식
시인 본지 논설위원 정치학박사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