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개금융사 등기이사 연봉 1위 메리츠화재 33억 달해

(금융경제신문 김사선 기자)최근 금융권 최고경영자들이 회사 수익이 대폭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연봉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고액 연봉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보험권 CEO의 평균연봉이 10억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조정호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의 평균 연봉이 32억6000만원으로 삼성생명을 제치고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등기이사 평균 급여가 가장 낮은 곳은 1억3천만원의 신한금융투자로, 1위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의 4%에 불과했다.

재벌 및 CEO, 기업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은행, 보험, 증권, 카드 등 우리나라 금융사 중 최근까지 공시를 마친 61개사 등기이사들의 2011년과 2012년 2년 평균연봉을 조사한 결과, 금융사 임원 전체의 평균 연봉은 6억6000만원이었으며 업종별로는 보험업종이 가장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금융기관 임원들의 평균 연봉은 국내 500대 기업 임원들이 받는 평균 연봉 6억4000만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이번 조사에서 2년 평균 연봉을 제시한 것은 일부 금융사들이 성과급을 매년 일정하게 지급하지 않고 격년으로 지급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종별 분류에서는 보험회사 임원들이 월등히 높은 연봉을 받아 은행 임원 연봉의 두배를 넘는 기현상을 보였다. 조사결과 보험사 등기이사 평균연봉은 9억6000만원으로 10억원에 육박했고, 금융지주가 7억3000만원으로 2위였으며, 카드를 포함한 여신금융회사들은 6억1000만원으로 그 다음이었다.

이에 비해 한 때 고연봉 업종으로 꼽히던 증권회사들은 최근의 증시침체를 반영한 탓인지 평균 연봉이 5억5000만원에 그쳤고, 은행들은 4억4000만원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와 관련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 대다수가 경기 불황으로 순익이 줄었으나 대형사의 경우 성과급 등을 포함하면 최고경영자(CEO)가 20여억원 정도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스톡옵션과 퇴직금까지 포함하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회사별 평균연봉에서는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이 국내최대보험사인 삼성생명보험을 제치고 최고 연봉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동생이면서 오너인 조정호 회장이 지난달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하겠다며 회장직에서 물러나 화제가 됐던 메리츠화재해상은 조 회장과 송진규 대표의 평균 연봉이 32억5000만원이었다.

조 회장은 금융권 연봉 랭킹 8위인 메리츠종합금융증권과 500대 기업에는 포함되지 않은 메리츠금융지주에도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어, 최소 53억9000만원 이상의 연봉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영업이익률(-16.8%)과 순이익률(-18.2%)이 크게 줄었음에도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 거액의 연봉을 임원들에게 지급했다.

조 회장의 연봉을 '추정'하는 것은 기업들이 등기이사들의 전체 지급 액수와 평균 연봉만을 공개할 뿐 임원 개인별 액수는 공개하지 않는 데 따른 것이다.

회사별 랭킹 두번째는 박근희 부회장과 연제훈 부사장, 김남수 전무가 등기이사로 있는 삼성생명으로, 평균 30억9000만원이었다. 김창수 대표와 전용배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있는 삼성화재해상보험도 등기이사에게 평균 26억원을 지급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과 현대카드가 각각 평균 15억원, 12억7000만원으로 랭킹 3, 4위를 차지했다.

현대해상화재와 삼성카드는 평균 연봉이 12억6000만원과 11억9000만원으로 10억4000만원의 메리츠종합금융증권과 함께 연봉이 10억원을 넘는 회사에 이름을 올렸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동생인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은 평균연봉이 12억6000만원에 그쳤지만, 주식배당금으로 204억6000만원의 수입을 올려 총수입이 217억2000만원으로 국내 금융계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는 현대증권은 평균 연봉이 9억5000만원이었다. 이어 신한금융지주 9억4000만원, LIG손해보험 9억원, 우리금융지주 7억5000만원, 현대캐피탈 7억5000만원, 코리안리재보험 7억2000만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7억2000만원, 하나금융지주 7억1000만원, 그리고 동양증권, 대신증권, 한국외환은행이 7억원의 평균 연봉을 지급해 상위 11위~20위에 올랐다.

한화생명보험과 HMC투자증권 등도 평균 연봉이 6억9000만원 가량으로 조사 대상 61개 금융사의 평균보다 높았다.

신한카드, 전북은행, 하나은행, 한국투자증권, 한국씨티은행, 한화손해보험, KB금융지주의 등기이사 평균 연봉은 전체 평균치보다는 낮았으나 등기이사 연봉은 5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미래에셋생명보험, 신한은행은 4억원대를, 동부화재해상보험, 롯데카드, 신영증권, 대구은행, 한국증권금융, 기업은행, 하나SK카드, 부산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롯데손해보험 등은 3억원대의 평균 급여를 지급했다.

신한금융투자는 1억3000만원으로 등기이사 평균 급여가 가장 낮았다. 아주캐피탈, 교보증권, KB국민카드 역시 등기이사 평균 연봉이 1억원대에 머물렀다. 이어 동부생명보험, KB투자증권, 노무라금융투자, KDB생명보험, 흥국화재해상보험, 광주은행, 경남은행, 우리아비바생명보험, 동부증권, NH농협증권 순으로 평균 급여가 낮았다.

최근 논란이 된 금융권 최고경영자의 고액 연봉과 관련해 최수현 금감원장은 “금융권 전반에 걸쳐 ‘많이 벌면 더 받고 못 벌면 적게 받는’ 실적 연계형 성과 보상이 확립될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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