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 비중 물류 100%ㆍSI 80%ㆍ광고 74% 등 높아

(금융경제신문 김사선 기자)국세청이 조사 4국을 투입해 롯데그룹에 대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어 그 배경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현 정부 들어서는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오너 일가의 재산증식 문제가 롯데그룹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은 제2롯데월드 인ㆍ허가를 비롯해 맥주사업 진출, 부산롯데월드, 제2 경인고속도로 사업 등으로 MB정권에서 최대 특혜를 누렸으면서도 대형마트와 기업형 수퍼마켓(SSM)의 공격적 출점으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일으킨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22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30대 그룹 가운데 물류와 광고 계열사의 내부거래비중이 가장 높고, SI 계열사의 내부거래비중도 4위를 차지한다.

롯데그룹은 재벌그룹들이 일감몰아주기를 위해 가장 많이 동원하는 ‘내부거래 3대 업종’으로 꼽히는 물류와 광고, SI업종에서 모두 '톱5'에 들고, 그중 2가지 분야에서는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일감몰아주기가 성행하고 있다.

롯데그룹 물류계열사인 롯데로지스틱스는 지난해 매출 1조9661억원을 전액 계열사 일감으로 벌어들여 내부거래비율이 100%에 달했다. 코리아세븐을 비롯한 12개 계열사 모두 수의계약을 통해 2조에 육박하는 일감을 몰아준 것이다.

GS그룹 물류계열사인 STS로지스틱스도 내부거래비율이 100%이기는 하지만, 거래규모가 66억원 수준에 불과해 롯데로지스텍스에는 비교가 되지 못했다.

롯데그룹 광고계열사인 대홍기획의 경우도 지난해 매출 2760억원 중 73.9%에 달하는 2038억원을 계열사들이 몰아줬다. 대홍기획의 내부거래비중도 30대 그룹 광고계열사 중 1위다. 롯데쇼핑 등 8곳이 100% 수의계약을 통해 일감을 몰아줬다.

SI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 매출 5124억원 중 4099억원을 내부거래로 달성해 내부거래비율이 80%로 30대 그룹 중 4위를 차지했다.

100%의 비율로 1위를 차지한 부영C&I는 내부거래비중이 100%였지만 매출액이 22억원에 불과했다. 2, 3위인 대림I&S와 CJ시스템즈는 내부거래 비중은 높았지만, 내부거래액은 롯데정보통신보다 1500억원 이상 작았다.

특히 롯데로지스틱스와 대홍기획은 지난해 내부거래 매출이 전년에 비해 각각 31.7%, 38.3%나 상승해 일감몰아주기가 크게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정보통신도 13.8% 증가했다.

롯데그룹이 세무당국의 조사대상이 된 것은 이처럼 과도한 내부거래비중이 결정적 이유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 계열사 가운데 시스템통합(SI), 물류, 광고, 부동산 등 4개 업종의 기업을 일감 몰아주기 필수 규제대상에 편입시켰다. 이 가운데 2개 업종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롯데그룹이 세무당국의 표적이 된 것은 필연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롯데그룹은 전 정권에서 있었던 특혜의혹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던 차에 현 정부가 내부거래를 문제 삼는 바람에 고강도 국세청 조사를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 정권 들어 CJ그룹이 오너 비리로 첫 수사를 받은 데 대해 편파수사 논란이 불거지자 당국도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재계 5위인 롯데그룹의 경우는 전 정부시절 특혜시비와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내부거래 문제까지 겹치면서 명분으로 내세울 것이 많아 조사대상으로 꼽힌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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