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늙어가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저출산 문제가 심화되면서 생기를 잃고 있는 것이다.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다보니 아이 문제로 주저앉을 수 밖에 없어 생긴 현상이다.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병행하기 어려운 한국적 현실은 특히 육아 부담에 있어 극단적인 선택을 강요하게 만든다. 정부가 갖가지 묘안을 만들어 출산 장려정책을 쏟아내도 회사 내에서 교묘히 일어나는 여성차별적 관행을 꺾지 못하는 한 실효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임신 출산에 따른 인사상 불이익이 뻔히 보이는데 정부정책이 무슨 설득력이 있을까.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생산성이 높은 시기인 30~34세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급격히 감소해 전체 한국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3.9%로 OECD 평균인 61.5%를 밑도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인력 활용 부족에 따른 국가 전체의 생산성 하락은 물론 경력 단절 우려에 따른 출산 기피로 노령화를 부추기게 되는 것이다. 만일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경력 단절을 해소하여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OECD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09년 기준 1만9830달러에서 약 2796달러가 늘어난 2만2626달러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할 결과 한국의 워킹맘이 갈등을 느끼는 주요 대상은 회사 제도와 분위기(53.7%), 직장상사 및 동료(29.2%), 자녀(학교와 학부모 포함 27.4%), 남편(18%.4%) 순으로 나타났다. 즉 우리나라 워킹맘은 가정보다 회사에서 벌어지는 갈등으로 힘들어 하고 있는 것이다.

법적으로 모성보호제도가 있지만 그것이 실제 일터에서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출산을 기피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모순을 안고 있다. 저출산은 일하는 여성들의 개인문제가 아니다. 미래 노동인력 단절을 초래하기 때문에 결국은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기업 정부 지역사회가 함께 노력해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는 노령화를 막아야 한다. 위킹맘들이 아이를 키우면서도 직장에서 맘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모든 사회구성원이 힘을 보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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