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넘긴 CEO 4분의 1 불과…500대 기업 평균 3.1년 재직

(금융경제신문 김사선 기자)국내 500대 기업 현직 전문경영인 중 법정 임기 3년을 한 번이라도 넘겨 재선임된 사람은 3명 중 1명에 불과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30대 그룹, 10대 그룹 등 규모가 큰 대기업으로 올라갈수록 전문경영인의 재선임 비중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CEO스코어가 연말 재계의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500대 기업 현직 전문경영인 516명의 재직기간을 조사한 결과 3년 임기를 한 번이라도 넘긴 재직자는 총 188명으로 36.4%에 불과했다. 3명 중 1명꼴이다.

특히 규모가 큰 대기업 그룹으로 갈수록 전문경영인의 재선임 비중은 낮아져, 어려운 관문을 뚫고 CEO가 돼도 한 번 임기조차 채우기 버거운 실정이다. 단 이번 조사에서는 전문경영인이 그룹 내 다른 계열사 CEO로 재직했던 기간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500대 기업 내 30대 그룹 소속 CEO의 경우 3년 이상 재직자는 총 227명 중 69명으로 30.4%에 불과했고, 10대 그룹은 150명 중 39명으로 다시 26%로 낮아졌다.

반면 30대 그룹 계열사를 제외한 중견 기업들의 3년 이상 중임자 비중은 41.2%로 대기업 그룹 계열사들보다 훨씬 높았다. 실제 CEO 평균 임기로 따져도 500대 기업 현직 전문경영인의 평균 재임기간은 3.1년에 달한 반면 30대 그룹은 2.6년에 불과했다.

500대 기업 내 30대 그룹 계열사를 제외한 기업들의 CEO 재임기간은 3.6년으로 30대 그룹 소속보다 1년이나 길었다.

500대 기업 내 30대 그룹 중에는 한진 CEO들의 중임 비중이 가장 높았다. 4명이 모두 3년 이상의 임기를 채운 장수 CEO로, 평균 재임기간이 4.3년에 달했다. 다음은 현대백화점 그룹으로 5명의 CEO 중 4명(80%)이 3년 이상, 영풍은 4명 중 3명(75%)의 비중을 보였다. 이어 LS그룹(71.4%)→OCI·동부(66.7%)→GS(60%)→KT(50%)의 CEO가 비교적 장수했다.

30대 그룹 중 500대 기업 내 계열사가 단 1개뿐인 대우조선해양, 효성, 대우건설, 한국지엠, 에쓰오일 등 5개사는 집계에서 제외했다.

반면 3년 이상 재임자가 단 1명도 없는 그룹은 신세계, 대림, 현대, 부영, 동국제강 등 5곳으로 나타났다. 신세계와 동국제강 현직 CEO들의 평균 재임기간은 0.6년에 불과했고, 부영도 0.9년으로 1년 미만이었다. 대림과 현대는 각각 1.1년, 1.6년이었다.

5대 그룹 중에선 삼성의 재선임자 비중이 3.3%로 매우 낮았다. 총 30명 중 단 1명만이 3년 임기를 넘겼다. 반면 LG는 15명의 현직 전문경영인 중 5명이 3년 이상 재직자여서 비중이 33.3%로 5대 그룹 중 가장 길었다. 이어 현대차 30%→롯데 25%→SK 22.7%의 비중을 보였다.

5대 그룹 현직 CEO의 평균 재임기간은 롯데 3년→현대차 2.9년→LG 2.7년→SK 2.4년→삼성 1.6년이었다. 롯데의 평균 재임기간 순위가 높은 것은 롯데쇼핑 이인원 부회장 등 일부 임원의 임기가 최장 16년을 넘는 등 장수 CEO가 많기 때문이다.

30대 그룹 내 최장수 CEO는 롯데쇼핑 이인원 부회장(67)이었다. 이 부회장은 1997년 임기를 시작해 현재 16.6년을 재직 중이다.

2위는 STX그룹 포스텍 김효중 대표로 2001년부터 12.1년간 CEO로 재직 중이다. 3위는 효성 이상운 부회장 11.7년, 4위는 현대자동차그룹 삼우의 김재선 사장 10.6년, 5위는 SKC 박장석 사장 9.2년, 6위는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 8.8년이었다.

이어 롯데정보통신 오경수 사장(8.7년), 영풍 김명수 부사장(8.3년), OCI그룹 이테크건설의 오창석 사장(8.3년), 두산인프라코어 김용성 사장(7.5년)이 ‘톱10’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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