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1200% 육박…하나금융 10%p '급상승'

(금융경제신문 김사선 기자)최근 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 들어 4대 금융지주의 부채비율이 크게 상승하면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권과 CEO스코어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부채비율은 올해 6월말 기준 평균 1176%로 120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대 금융지주의 평균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1131%였던 것에 비하면 45%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4대 금융지주의 부채비율이 높아진 것은 올해부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이 개정되면서 연결재무제표 기준서에 실질적으로 지배력을 보유한다고 판단되면 구조화금융 및 투자펀드 등 투자대상기업도 재무정보를 공시해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4대 금융지주의 연결대상 기업은 올해 6월말 449개사로 지난해말 372개(기준 변경전)에 비해 77개나 늘었다. 변경된 회계기준을 적용하면 44개가 증가했다. 이를 적용해 지난해 말 부채비율을 다시 계산하면 1140%로 높아진다.

새 회계기준에 따른 4대 금융의 총 자산은 지난해 말 1202조7000억원에서 1252조원으로 4.1% 증가했는데, 그 대부분이 부채다. 부채총액은 1106조원에서 1154조 원으로 4.4% 증가한 데 비해 자기자본은 97조 원에서 98조1000억원으로 1.1% 늘어나는데 그쳐 부채비율이 높아졌다.

부채비율이 가장 많이 상승한 곳은 하나금융이고, 신한금융과 KB금융이 뒤를 이었다. 우리금융은 부채보다 자본이 더 증가하면서 유일하게 부채비율이 낮아졌다.

하나금융은 회계기준이 변경되기 전까지 연결대상기업이 60곳이었지만, 올 들어 88곳으로 28곳이 늘어났다. 새 회계기준을 적용한 부채비율은 지난해말 1297%에서 올해 6월말 1397%로 100% 포인트 상승했다. 하나금융은 6개월 사이 예수부채가 6조원 가까이 늘어나는 등 4대 금융 중 가장 많이 부채규모가 확대됐다. 예수부채는 이자 지급 등을 약속하고 받은 자금 등을 말한다.

이어 신한금융이 연결대상기업이 78개사에서 100개사로 22곳 늘어나면서 부채비율이 41%포인트 상승했다. KB금융도 연결대상기업이 77개사에서 92개사로 15곳 늘어나면서 부채비율이 24%포인트 올랐다.

우리금융은 연결대상 회사수가 157개사에서 163개사로 늘어났지만 부채비율이 11%포인트 하락했다. 우리금융은 부채가 8조7000억원 가까이 늘었고, 자본은 86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이처럼 부채비율이 상승했지만 현금사정이 두 자릿수 증가율로 개선돼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또 늘어난 부채의 90% 이상이 영업활동으로 들어온 예수부채라는 점도 부정적으로 볼 수 없는 부분이다.

실제로 4대 금융은 올 들어 현금 및 예치금액이 48조7691억원에서 54조8829억원으로 12.5% 증가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17조6000억원으로 30% 이상 현금자산이 불어났고, KB금융과 하나금융도 각각 11.4%와 5.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우리금융만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2.6% 감소했다.

금융지주사들은 회계기준이 변경되면서 부채비율이 다소 높아진 경향이 있지만 현금사정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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