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후 산은 부실채권비율 '껑충'…올해 1조원대 '적자' 예상

 

(금융경제신문 김사선 기자)홍기택 산은지주 회장<사진> 취임 후 KDB산업은행의 부실채권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6개월 만에 부실채권비율이 2배 가까운 규모로 상승하면서 지난 2010년에 기록한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CEO스코어가 금융감독원의 국내은행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자료를 분석한 결과, KDB산업은행의 부채비율은 지난 9월말 3.25%를 기록했다. 이는 불과 6개월 전인 지난 3월말 1.76%보다 1.49%포인트나 상승한 것이며 2010년 9월말 4.17%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하다.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총 여신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나눈 값이며 이 수치가 높을수록 경영부실의 위험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6월말 3.7%, 9월말에는 4.17%로 부실채권 비율이 급등하다가 이후 1~2%대를 유지해왔고 지난해말에는 1.59%까지 부실채권 비율을 낮췄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지난 4월 홍 회장이 취임 한 이후 부실채권 비율이 급등하고 있다.

홍 회장 취임 전인 3월말까지만 해도 1.76%였던 부실채권 비율은 6월말 2.2%, 9월말 3.25%로 껑충 뛰었다. 이는 은행권 전체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9월말 은행권의 평균 부실채권 비율은 1.8%로 정부는 올해 말 평균 부실채권 비율을 1.49%로 낮출 방침이다.

KDB산업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이처럼 상승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말 1조5000억원에 불과했던 고정이하여신이 올해 9월말 3조20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동안 전체 여신 규모는 93조8000억원에서 98조6000억원으로 5.1% 증가하는데 그쳤다.

부실채권 증가는 올해 잇따라 법정관리행을 택한 STX와 동양그룹 탓이다. STX그룹이 1조5000억원, 동양그룹은 5000억원 가량의 부실채권을 남겼다.

설상가상으로 KDB산업은행은 올해 최악의 경우 1조원 가까운 적자가 예상된다. 홍기택 KDB금융 회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실적 예상을 묻는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올해 최악의 상황이 온다면 1조원에 달하는 적자가 날 수도 있다”고 답한 바 있다.

KDB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 355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 STX그룹 충당금과 저금리 기조 등으로 수익이 줄어들었고, 하반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도 높지 않다.

KDB산업은행이 적자를 낸 것은 1997년 외환위기 여파가 미친 2000년(1조4000억원) 이후 1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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