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패를 당했다" 미국의 11·2  중간선거를 두고 하는 말이다.

 미국의 집권당인 민주당은 하원을 공화당에 빼앗겼고 상원도 가까스로 지키는 수준에 머물렀다.

 또 주지사 선거도 패배를 했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텃밭인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선거에서조차 민주당에 승리를 넘겨주었다.

미국 첫 흑인 대통령으로 선출돼 큰 희망과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강력한 추진력 그리고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했던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2년 만에 국정수행 중간평가 성격을 띤 이번 선거에서 이처럼 속수무책으로 무너진 것이다.

역대 정권에서 회피해왔던 금융 개혁과 건강보험 개혁을 자신있게 펄쳤지만 국민들은 이에 대한 평가에 인색했고, 보수층은 물론이고 지지기반인 진보층까지도 그를 외면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같은 추락은 이른바 '오바마노믹스'로 불리는 개혁정책이 소통부재로 민심을 얻지못한데다 여전히 암울하기만 경기부진에 대한 실망감이 집권당에 대한 반발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그간 이명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는데,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 집권 민주당의 참패가 한미동맹에 치명적인 결함을 가져올 소지는 없어보인다. 안보,외교,대북관계는 야당인 공화당이 오히려 민주당보다 우리에게 우호적인 편이기 때문이다.

특히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던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의회비준 동의도 그동안 반발이 심했던 민주당이 패배함으로써 의회권력을 새롭게 장악한 공화당이 우리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커졌다. 한미FTA에 큰 반감을 가지고 있는 민주당의 샌더 래빈 하원 세입위원장이 물러나게 된 것이 우리에겐 호재가 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전화통화에서 서울 G20(주요 20개국)정상회의 이전에 한미FTA에 합의키로 한것도 이와 무관치않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국면에서도 "공화당과 협조해 한미FTA 비준을 관철시키겠다"는 강한 의욕을 내비쳤었다.

이에 따라 우리 국회도 한미FTA가 빠른 시일 내에 발효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어야 할 것이다. 다만 공화당은 대북 강경 기조를 띄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바마정권의 한반도정책 변화가 불가피할것으로 판단된다.

우리 정부도 이를 예의주시하며 정밀한 대비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번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소지가 그리 크지 않은만큼 우리도 시의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가면서 한미동맹 관계를 더욱 강화시키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우려되는 것은 경험적으로 보았을 때 미국은 집권당이 중간선거에서 패배하면 대외정책을 강화해왔다. 이런 과정에서 미국의 냉정한 국익 추구에 우리의 국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우리 정부와 국회가 서로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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