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대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미소금융 햇살론 희망홀씨 그리고 새희망홀씨에 이르기까지 서민 전용대출이 쏟아져나온 것은 반가운 일이다.

 제도권금융에서 소외된 서민들이 살인적인 고금리를 무릎쓰고라도 대부업체의 문을 열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은행권이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서민들에게도 새희망의 빛이 보이게 됐다.

이번에 은행권이 일제히 내놓은 새희망홀씨는 한나라당이 은행 이익의 10%를 서민대출에 쓰도록 법제화를 추진하자 은행연합회가 자율적으로 출시한 상품이다. 이를 두고 은행에 리스크가 높은 대출을 강요한다는 신 관치금융 시각도 있지만 서민들에게 은행 문턱을 낮춘것은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정책적 판단이라고 본다.

그동안 은행권이 이른바 부자들의 창구인 PB고객을 특별 우대하며 영업력을 집중하면서도 실질적으로 은행을 먹고살게 해준 충성스런 서민고객을 외면해온것을 감안하면, 관치논란은 억지스럽다.  다만 새희망홀씨가 그 좋은 취지대로 서민들을 챙길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은행들이 향후 5년간 영업이익의 10%를 서민대출에 풀어놓아야하는 탓에 건전성을 염려해 판매에 소극적으로 나오거나 편법을 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 몇차례 연체기록이 있으면 대출자격에서 제외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종전의 희망홀씨는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연소득 2천만원 이하를 대상으로 했지만 이번에 선보인 새희망홀씨는 신용등급 5등 이하로 연소득 4천만원 또는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연소득 3천만원 이하인 저신용 저소득자를 대상으로 함으로써 대상범위가 대폭 확대됐다.

서민들에게 기회의 폭이 넓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은행들이 하기에 따라서는 소득은 낮더라도 오히려 신용등급이 높은 사람들이 혜택을 가로챌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우려된다. 은행이 서민들을 저버리고 우량 신용등급자(1~4등급)를 선호하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금감원에서 은행경영실태 평가시 신용등급별 대출실적을 반영하는 점을 감안하면, 새희망홀씨의 성패는 결국 은행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판단이다. 새희망홀씨가 한나라당의 압박에 몰려 임기응변식으로 나온 상품이 아니라는 의혹을 벗어나려면 앞으로 은행권이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새희망홀씨는 시행 초기 부작용이 불가피하겠지만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와 효율적인 대출실적 모형을 만들어가며서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긴다면 향후 5년간 충성고객을 많이 확보해 영업 기반이 견실해지는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들은 대출과 리스크만 생각하는 소극적인 자세를 벗어나 서민들에게도 PB고객처럼은 아니더라도 창업컨설팅이나 재테크 상담같은 노력을 펼쳐 돈을 버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입체적인 지원을 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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