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절반을 돌아서니 아쉬움 뿐
겨울가지에 걸린 힘겨운 나뭇잎
내 거울을 보고 있네

겹겹이 둥근 나이테는 내 얼굴
어디 한구석이라도 성한가
이리저리 뒤틀리고 흠이 난 상처 뿐

인생의 여백을 그리는 화가
풍랑없는 단조로움 보다
죽지 않을 만큼의 도전을 원했거늘
풍파는 전진하는 나의 당당한 벗

난파되어 갈기갈기 부서져도
내 영혼을 실은 한조각 나무만 있어도
흰바람 굵은 나이테는 환한 웃음이다.

▲ 강요식<시인/본지 논설위원/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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