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압력 불구 '말뿐인 독려'에 보험업계 냉소

최근 금융당국이 보험가입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보험업계에 당부했다.

이에 보험업계는 당황한 표정이 역력하다.

지난 19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보험사 CEO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보험가입의 사각지대에 있는 서민, 노약자, 저소득층 아동 및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해 새로운 보험상품개발 및 보험료인하 등을 통해 보험가입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밝혔다.

“특히 자동차보험의 경우 여전히 적자상태가 지속 되고는 있지만 범정부차원의 종합대책 시행으로 손해율 및 손익상황이 개선되는 추세이므로 보험업계 스스로 서민들을 지원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보험업계는 저소득층, 노약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보험상품 개발 및 보험료 할인 등을 실시하면 금융당국, 국가 등이 이에 부합하는 베네핏을 취해 달라는 입장이다.

또 보험의 특성상 대수의 법칙을 적용하기 때문에 저소득층, 노약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보험상품을 개발해도 가입률이 저조해 무용지물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 손해보험업계의 경우,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에서 발표한 ‘공정사회를 향한 자동차보험 개선대책’의 일환으로 서민형 자동차보험 상품을 출시, 가입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주요 손보사들이 서민형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고 있지만 가입률이 저조해 보험사들이 서민형 자동차보험 가입건수에 대한 정확한 수치를 밝히기 꺼려했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화재가 수백건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해상은 수십건, 나머지 손보사들은 한자리 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손보업계는 서민형 자동차보험 판매의 부진 요인으로 서민형 자동차보험보다 저렴한 온라인 자동차보험, 까다로운 가입조건, 적극적인 홍보 부족 등을 꼽았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서민형 자동차보험보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이 더 저렴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가입하기 까다로운 서민형 자동차보험에 구지 가입 할 이유가 없다”며 “서민형 자동차보험보다 가입도 편하고 보험료도 저렴한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들면 된다”며 서민형 자동차보험의 가입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서민형 자동차보험이 고객들의 니즈를 부합하지 못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보험사에게 취약계층에 대한 상품을 개발 해라는 등 말만 할 뿐”이라며 “정부 차원에서는 하는게 없다”고 지적했다.

보험사가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노약자,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에 대한 상품을 만들었지만 막상 금융당국은 말만 할뿐 세제 혜택 등 아무런 베네핏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보험사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며 “서로 이득을 취하려고 하지 말고 소비자들을 위해 앞장서는 기관이 돼야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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