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물가상승과 주식하락 등의 영향으로 마이너스통장 인출액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25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은행권의 기타대출 잔액은 145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4조1000억원 늘어났다.

이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분에서 기타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4.5%에 달하는 것으로 2008년 3분기 51.4% 이후 최고치다.

올해 들어 예금은행의 기타대출은 3월을 제외하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월 잔액 140조5000억원에서 2월 141조원으로 5638억원 늘었고, 3월에는 470억원이 줄며 잠시 주춤했으나, 4월 141조3000억원, 5월 143조3000억원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6월 기타대출 증가분(1조7000억원)은 지난해 6월 증가분(2247억원)의 8배에 달했다.

기타대출은 가계대출 잔액에서 주택담보대출 등을 포함하는 주택대출 잔액을 뺀 수치로 기타대출의 80~90%가 마이너스통장 대출인 것으로 추정된다.

보통 2분기에는 어린이날·어버이날 등 각종 기념일이 있어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크게 늘어났다가 3분기에는 다시 줄어들지만 올해는 물가상승과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주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3분기에도 마이너스통장 인출 급증세가 나타나고 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급증한 이유로는 물가상승 등으로 생활비 부담이 커지고 금융당국의 은행권 대출 규제는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손쉽게 자금을 끌어다 쓸 수 있는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이용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시중은행별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는 고객의 신용등급, 객관적 소득자료, 은행 거래상황도 등 조건에 따라 개인마다 차등적용하고 있으며, 대체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높고 신용대출 금리보다는 낮다.

하나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지난달 말 현재 14조7147억원으로 전월말 보다 847억원(0.6%) 증가했으나 실제 인출된 금액인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7조218억원으로 전월말 보다 1167억원(1.7%) 늘어 잔액 증가율이 한도 증가율의 3배에 육박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6월 대비 7월의 마이너스통장 인출 잔액은 1000억원가량 줄어들었는데, 올해는 반대로 1000억 가까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기업은행도 7월중 잔액 증가율이 1.3%(202억원)로 한도 증가율 0.6%(182억원)의 2배를 웃돌았다.

국민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23일 현재 9조7249억원으로 전월말 보다 2408억원(2.5%) 증가했다.

7월 증가액 187억원(0.2%)의 1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한편 우리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7월말 13조5786억원으로 전월말 보다 733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급등세는 생활비나 전세자금 중 일부를 대출이 쉬운 마이너스통장 대출로 충당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높기 때문에 금리 충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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