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불구 ‘나홀로 인상’…한은, 경기부양책 ‘무용지물’

기준금리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의 가산금리는 오히려 오르고 있어 꼼수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경제신문 박민지 기자)1%대 최저금리시대 속 홀로 오르는 금리가 있다. 이른바 가산금리. 보통 예금금리가 하락하면 대출금리도 하락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현실은 그 반대다.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이 내놓은 경기부양책이 ‘은행 배불리기’가 됐다는 지적이다.

◇오르는 가산금리에 ‘나몰라라’ 은행권

한국은행은 역대 최저수준인 1.5%의 기준금리를 내놨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자금조달비용을 반영한 ‘기준금리’에 대출자의 신용도를 반영한 ‘가산금리’를 더해서 산정된다. 그런데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여버린 것이다. 한국은행의 경기부양책이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가산금리란 쉽게 기준금리에 덧붙이는 금리를 뜻하는데, 대출금리를 정할 때 기준금리 위에 덧붙이는 위험가중금리를 말한다. 즉 가산금리가 은행의 실질이득이라고 볼 수 있다. 가산금리는 은행 자체적으로 산정하고 그 기준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영업비밀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국내 17개 시중은행의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2.98%다. 이중 가산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1/3이 넘는다. 반면 정기예금의 평균금리가 대출금리보다 2배가량 하락했다. 이것이 ‘받을 이자는 더 받고 지급할 이자는 깎는’ 은행들의 심보에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가산금리’ 홀로 역주행

기준금리는 2년 동안 1%포인트 하락했다. 전국은행연합회의 자료에 따르면 COFIX도 3년이 넘게 하락하는 추세다. 오른 것은 가산금리가 유일하다.

한은이 지난달 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기준금리를 2년 동안 1%포인트나 떨어트렸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동 기간 은행의 가산금리는 0.24%포인트 올랐다. 또한 대출금리에서 가산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38%로 높아졌다. 2년 전에 비해 14%가 오른 것이다.

전국은행연합회가 지난달 공시한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2.99%인데 이는 기준금리 1.85%에다 가산금리 1.14%를 합산해 산정한 수치다. 2013년 당시 평균금리는 3.82%다. 이 중 기준금리는 1.85%, 가산금리는 1.14%인 것과 비교해 봐도 가산금리만 홀로 역주행했다.

◇지방은행 가산금리 가장 높아

지방은행의 가산금리 오름세는 특히 두드러졌다. 최근 2년 사이 17%가 늘었고 국민, 신한, 우리, 하나, 외환 등 5대 시중은행의 가산금리 비중은 15.6%를 기록했다. 외국계(씨티, SC)은행은 14.6%가 올랐다.

그중 특수은행인 농협, 수협, 산업, 기업은행 등의 가산금리 비중은 7.9%의 오름세를 기록하며 가산금리 상승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행태의 이유는 이자이익이 감소하면서 은행들이 그 감소분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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