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와 창조경제
포켓몬고와 창조경제
  • 박찬영 기자
  • 승인 2016.07.18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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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론/박찬영 편집국장

 

포켓몬고는 AR이 만든 ‘창조경제’다. 이제는 포켓몬고 열풍이 마케팅 수단을 넘어 문화 현상으로 진화하고 있다.

 

미국의 한 IT 전문매체 설문조사(750명)를 보면 포켓몬고 유저들은 이전보다 2시간 이상 외부 활동을 하게 됐고 16%는 4시간 이상 외부활동을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에 따라 43%는 포켓몬고 때문에 평균 1.45㎏ 체중 감량 효과를 봤다고 한다.

포켓몬고는 어린이용 게임이 아니다. 오히려 포켓몬 향수를 느끼고 있는 세대는 20~30대가 많다. 이런 현상으로 LBS사업인증과 지도 반출 규제 때문에 포켓몬고를 즐길 수 없는 우리나라에서도 78만명이 이 게임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10대가 43%, 20대가 38%, 30대가 16%, 40대가 3%를 차지했다. 남성이 74%, 여성이 26%였다.

경제적 파급력도 크다. 미국에서는 편의점이 갑자기 활성화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휴대폰 충전 손님이 크게 늘었다. 포켓몬고가 모바일 게임인 만큼 휴대폰 배터리 소모가 많아 가까운 편의점에서 급히 충전하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충전기, 이어폰 등이 포함된 소형가전 매출도 급증했다. 여기에 포켓몬 사냥으로 야외활동이 늘어 선크림, 데오도란트 등 여름 화장품도 매출이 급증했다. 이밖에 얼음, 아이스크림, 생수 등 여름 대표 상품도 큰 신장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미국의 편의점들은 포켓몬고 이후 현실세계에서 ‘포켓스톱’ 역할을 하고 있다. 포켓스톱은 포켓몬고 게임 상에서 이용자들이 포켓볼을 비롯한 무료 아이템을 얻는 곳이다. 편의점에서는 보조배터리와 육포, 물, 휴지 등 포켓몬고 패키지 상품도 나왔다.

우리나라 속초도 포켓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속초로 포켓몬 사냥을 떠나 고속버스표가 매진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특히 SNS를 중심으로 포켓몬 사냥 후일담이 퍼져 나가면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속초시장도 포켓몬고 열풍에 화답했다. “시속 250㎞의 고속철도가 저희 속초에 놓이게 되는데 고속철도보다 더 빠르게 포켓몬고가 속초를 강타하는 것 같다. 너무 기분이 좋다”며 “와이파이 무료존 지역을 더 확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인터파크 투어는 ‘포켓몬고’가 강원도 속초에서 실행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 12~13일 국내숙박 예약앱 체크인나우를 통한 속초 숙박 당일 예약 건수가 직전 주 같은 요일(5~6일)보다 429% 늘어났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 포켓몬을 잡으러 속초로 가려는 게임 팬들의 예약이 이어지면서 주말 객실 판매 수는 직전 주말보다 87% 늘었다.

연관 산업 활성화에도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 외국에선 ‘포켓스톱’이나 ‘포켓몬고 체육관’을 만들어 음료판매 등 포켓몬 유혹하는 상품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숙박, 운송, 서비스업을 활성화시키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데 있다. 벌써 속초에는 포켓몬 알을 부화시켜주는 ‘포켓몬시터’ 아르바이트가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포켓몬고 같은 잘 만든 프로그램 하나가 경제를 바꾼다. 그동안 아리송한 창조경제의 ‘실물’이 나타난 것이다.

포켓몬고는 IT와 산업에 문화까지 곁들인 작품이다. 이제는 포켓몬고의 ‘감수성’을 기업과 정부가 배워야 한다. 포켓몬고의 성공은 기술에만 의존하는 산업의 한계를 뛰어 넘은 상상력이다. 그동안 우리 기업이나 정부가 IT기술력의 향상에만 집중한 것은 아닌지 반성을 할 때다.

포켓몬고는 게임에서 얻은 아이디어다. 그러나 사람이 사는 세상에는 감수성을 받을 수 있는 분야가 많다. 음악, 철학, 스포츠, 천문학… 어디서 나올지 모르는 감수성이 인류의 역사를 이끌어 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감수성을 새로운 기술과 융합 하는 상상력이다. 창조경제의 핵심인 R&D 투자가 대부분 기술 발전과 사업화에 편중되면서 문화ㆍ사회 분야에 대한 연구에 미흡했다. 성급한 결과물과 치적에 매달려 창의적 콘텐츠개발에 소홀한 면이 많다.

첨단기술=창조경제로 오해하면 안된다. 포켓몬고도 대단한 기술이 아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꿰뚫은 ‘낡은 기술’일 뿐이다. 다만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맞춘 화살이다.

박찬영 기자  asch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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