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투자·감시 등 만능론 대두…인간의 영역 분명히할 필요

■ 곽노준 서울대 융합과학부 교수

 

(금융경제신문 김자혜 기자)“최종판단은 사람이 해야 한다.” 곽노준 서울대학교 융합과학부 교수는 인공지능기능을 사용하는 ‘시장감시시스템’에 대해서 “비이상적인 움직임은 인공지능에 맡겨도 되겠지만 처벌과 같은 최종결정은 인간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증권가에서 앞다투어 내놓는 ‘로보어드바이저’와 같은 인공지능(Ai)기능을 도입하는 흐름에 대해 곽노준 교수의 의견을 들어봤다.

최근 인공지능이 포함된 ‘로보어드바이저’의 도입이 증권가에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와 인공지능 시스템은 어떤 구조인가

- 로보어드바이저는 알다시피 과거데이터를 기반 해서 분석한다. 주가, 해외주식가격, 환율 등과 같은 경제적인 요인과 날씨와 같은 환경적인 요인을 데이터화 하고 입력한 후 예상치를 도출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종목의 주식가격을 예측한다고 가정하다. 기간은 예측일 전일까지가 될 수 있고 특정 기간도 될 수 있겠다. 해당기간의 데이터를 모두 입력한 후, 데이터를 학습한 글라스박스 모델이 예측치를 도출하는 것이다. 그런 과정으로 당일의 주식가격을 프로그램이 도출할 수 있다. 관건은 빅데이터를 어떻게 얼마나 모으느냐가 관건이 되겠고 다음으로는 머신러닝이다. 즉 어떻게 시스템이 학습을 하느냐 인데 여기에서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쓰인다.

지금 인공지능 기술을 로보어드바이저에 쓸 수 있을 만큼 기술이 따라왔다고 생각 하는가

- 현재 미국의 웰스프론트나 베터먼트와 같은 업체는 이러한 시스템으로 수익률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 사람이 하는 것보다 ‘수익률이 높게 나온다'는 리포트도 있다. 실제 이용도 늘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증권가의 프로그램을 이용한 매도, 매매는 있어왔다. 그동안의 로보어드바이저와의 차이점은 규칙에서 확률로 판단기준이 바뀌는 것이다. 그동안의 프로그램은 규칙을 맞춰놓고 그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매도하는 방법이었다면 인공지능은 확률이 전략이다. 예를 들어 예측한 종목이 90% 이상 주가가 떨어질 확률이 있다고 하면 매도한다거나 하는 방식이다. 프로그램 매매에서 좀 더 발전된 개념으로 실제로 시스템에서 사용하는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자동화 분산투자 알고리즘을 활용해 소액투자자들도 낮은 수수료로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테스트베드를 운영한다고 발표했다.(8월 29일자) 알고리즘 적절성, 투자자 맞춤성, 법규준수여부, 시스템 운영상 보안성과 안정성 등이 심사요건인데 이에 덧붙여 추가되면 좋겠다는 요건이 있는지

- 데이터는 다 사용가능하겠지만, 인공지능은 ‘학습하지 않은 데이터’가 중요하다. 처음 접한 데이터에 대해서 몇 프로나 적중률을 보이는지 성능 검증을 하는 부분이다. 만약에 A와 B라는 시스템이 있다. 둘 다 어제까지의 데이터를 입력해놓고 내일부터 열흘의 기간 동안 적중률을 성능 시험해본다. 단 시험과정에서 알고리즘은 그대로 유지한다. 이러한 성능테스트로 얼마만큼 적중률을 보이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학습된 모델로 얼마나 예측을 잘하는지 판단하는 적중률을 어드바이저의 요건으로 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오류를 내는 비율이 상·하위 몇 프로까지 허용한다는 식의 조건이다.

머신러닝에서는 트레이닝 데이터라고 표현하는데 과정은 다음과 같다. 100만개의 데이터 중에 80만개는 학습을 시키고 나머지 학습하지 않은 20만개는 모델을 일반화(Generalization Performance)를 진행하는 것이다. 일반화된 모델로 평균치를 예상해 실전에서는 지금까지 못 봤던 데이터(Unseen)에 대해서 테스트 하게 된다. 대략 일반적으로 학습(Training),확인(Validation),시험(Test)과 같이 나뉜다.

한국거래소에서는 행위를 예측하는 방향의 ‘시장감시시스템’을 2018년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예상되는 부작용이 있는지

- 실제로 미래예측(Forward expectation)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을 사용한다. 대상을 포착해서 성향이나 패턴 등을 분석하며 비정상적인 움직임 예측(Abnormal detection)이 가능하다고 본다. ‘시스템상 오류로 피해는 입는 사람’이 발생하는 등의 부작용은 현재 기술상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사람을 찾아내는데 쓰인 후, 따르는 처벌과 같은 최종판단은 사람이 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어디까지 시스템에 맡길 것 인가를 분명히 해줄 필요가 있다.

로보어드바이저와 같은 인공지능의 증권가의 미래는 어떻게 보는가

- 인공지능 어드바이저가 보편화되고 자리를 잡았다는 전제 하에, 장기적으로 볼 때는 결국 인공지능끼리의 경쟁이 될 수도 있다. 인간이 점차 인공지능을 확신하고 인간을 뛰어넘는 수익률을 보여준다면 투자하는데 대부분의 증권사가 인공지능형 로보어드바이저를 쓸 것이다. 지금까지 사람이 투자하던 패턴과 전혀 달라지며 인공지능을 예측하는 시스템이 나온다면 경쟁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패러다임 자체가 달라지면 결국에는 대형자본이 잠식하는 양상까지 치닫는다면 시장의 의미가 없어질 수 도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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