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론/김사선 편집국장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 힐러리 로댐 클린턴 후보가 맞붙은 제 45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고 워싱턴 정치권의 아웃사이더인 트럼프의 승리로 끝났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경제는, 트럼프의 공약대로 정책이 실현된다면 ‘쓰나미’에 버금가는 위기가 닥쳐 올 가능성이 높다.

한국 경제는 이미 경기침체 장기화와 함께 저성장 고착화, 기업 구조조정, 가계부채 등 대내외적인 위험요인들에 노출된 상황에서 트럼프 리스크까지 덮쳐 ‘퍼펙트 스톰’이 불어닥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공약한 한미FTA 원점 개정 강행시 협상 배제 품목이었던 쌀 문제와 30개월 미만 쇠고기의 수입시장 개방 압력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트럼프의 보호무역 공약이 앞으로 미국 무역 정책에 대거 반영돼 무역 규제나 관세 부과 등이 현실화된다면 대미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트럼프의 공약대로라면 한국 경제에 재난’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예상을 빗나간 트럼프 당선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대외경제장관회의와 금융·외환·통상 현안 점검회의를 잇달아 열고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24시간 모니터링체제를 유지, 시장 불안이 확산되면 시장안정책을 즉시 가동할 계획이다. 산업부도 한미 FTA 이행 현안을 점검하고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하지만 국내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정공백으로 주요 경제정책들이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특히 최순실 사태로 요동치는 대내외 경제여건을 헤치고 나갈 청와대와 경제사령탑이 사실상 공백상태가 이어지고 있어 위기감이 더 증폭되고 있다.

현재 경제팀은 최근 임종룡 부총리 내정으로 사실상 힘이 빠진 상태다. 힘빠진 유일호 부총리 체제아래서 아무리 대책회의를 한다고 해도 힘이 실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더구나 박 대통령이 김병준 총리와 함께 지명한 ‘임종룡 경제팀’도 출발도 야권의 반대로 사실상 좌초 위기에 처했다.

지금처럼 경제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논리보다는 경제논리로 접근해 국가 경제를 관리할 컨트롤 타워를 작동시켜야 한다. 여러 가능성에 대한 상황별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우리 산업 전반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책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  새로운 경제사령탑이 시급히 필요한 이유다.

정치권이 경제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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