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신문 조정현 기자)1962년 최초 귀순자가 나온 이후 누적 탈북자 수는 2006년 2월 1만명, 2010년 11월 2만명을 넘어섰고, 지난 11일 제3국을 통해 탈북자 7명이 추가로 입국함에 따라 ‘탈북자 3만명 시대’를 맞았다.

죽음의 문턱을 넘어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넘어야할 벽은 바로 대한민국 사회에 적응하는 일이다. 편견과 차별에 더해 상할 대로 상한 육체적·정신적 건강은 그들의 홀로서기를 더욱 힘들게 한다.

통일부 산하에 탈북민들의 정착을 지원하는 하나원이 문을 연 것이 1999년. 그리고 그곳에는 설립 때부터 17년간을 오롯이 탈북민의 건강을 챙기고 자립을 지원하는 데 헌신해온 전정희 간호사가 있다.

KTV 국민방송의 휴먼 다큐멘터리 ‘철밥통은 가라’에서는 오는 17일 저녁 7시 10분, 하나원 전정희 간호사<사진>의 봉사정신과 공직관을 살펴보는 ‘새터민의 나이팅게일’ 편을 방송한다.

의사도 없던 하나원 초창기, 전 간호사는 혼자서 하나원 교육생들의 건강을 돌봐야 했다. 하나원에 공중보건의가 파견되기 시작한 2004년 이전까지는 의료자원봉사단을 조직해 그들과 함께 고군분투했다.

전정희 간호사의 지난 17년은 곧 하나원 의료지원의 역사 그 자체다. 잠복 결핵 감염 비율이 60~70%에 달하는 탈북민들을 위해 검진과 자가진단 앱 개발 등 결핵 관리 체계를 구축했고, 대부분 치아 상태가 온전치 못한 그들을 위해 치과진료 시스템을 만들었다.

탈북민에게 맞는 별도의 심리 치료 방법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정서 안정 프로그램 개발에 직접 참여했고, 퇴소 후에도 꾸준한 의료지원을 받도록 하기 위해 백방으로 뛴 끝에 22개 병원·단체를 아우르는 협력병원 확보·의료협약 체결을 이끌어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2005년엔 국제적십자사로부터 간호사 최고 영예인 ‘나이팅게일 기장’을 받았고, 2010년엔 모범공무원상(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선 탈북민 진료는 물론 부모처럼 살뜰히 그들을 챙기는 전정희 간호사의 바쁜 일상을 밀착해 따라가본다. 또 탈북민의 수가 나날이 늘어가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지원 정책의 나아갈 방향과 함께, 전 간호사의 통일관에 대해서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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