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드디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종전 연 0.25~0.5%에서 0.5~0.75%로 올렸다. 지난해 12월 이후 1년 만의 금리인상이다.

반면 한국은행은 1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6개월째 동결했다. 미 금리인상 후폭풍과 가계부채 리스크 등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12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인지 금융시장 반응은 차분하다.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은 미 금리인상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 이후 국내외 채권시장에서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가 큰 폭 상승하였고, 미국 경제지표 호조 등으로 미 연준이 내년에도 3회 정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는 점이다.

미 기준금리가 세차례 단행된다면 미국 기준금리는 1.25∼1.50%까지 올라갈 수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현재 1.25%다. 게다가 시장에서는 금리인하 요구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 한국의 기준금리가 미국 금리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당장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 될 것은 자명하다. 최근 3개월간 한국을 떠난 외국인의 투자자금 규모는 약 10조원에 달한다.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서 외국인 투자자 이탈은 금융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부도 금리인상 기조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대선 이후 시장금리 상승과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저금리 잔치는 끝났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대내외 악재가 산적해 있는 상태에서 국내 금리가 상승세로 전환하면 13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로 인한 가계와 금융사들의 부실화 될 우려가 크다는 점이 문제다.

정부는 그동안 가계부채 급증을 억제하기 위해 수차례 가계부채 대책 방안을 내놓았지만 증가 속도는 꺾이질 않고 오히려 늘고 있다.

이미 임계점을 돌파한 가계부채가 금리인상과 경기후퇴, 부동산 가격 하락이 동시에 상승작용을 일으켜 경제 전반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경기 부진으로 소득이 줄어들면서 연체가 발생하고 집값 하락으로 담보가치까지 떨어지면 한국 경제에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후폭풍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서둘러 정책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위험 요소가 무엇인지 차분하게 살펴보고, 불확실성이 확대되기 전에 신속하고  단호하게 시장 안정 조처를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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