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창립이래 첫 총수 구속에도 '단기적 영향줄것' 전망
지난해 9월 박상진 사장 '검찰수사 개시 폭발적' 예상하기도

(금융경제신문 김자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공여’ 혐의로 17일 구속됐다. 삼성그룹 창립 이래 총수의 구속은 첫사례로 향후 삼성그룹의 향방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법원은 박영수 특검팀이 재청구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가운데 이 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측에 거액의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17일 유가증권시장 또한 장초반 약세흐름을 보이고 있다. 11시 현재기준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일대비 3만원 떨어진187만1000원에 거래 중으로 1.63%하락을 기록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실적에 기반한 주가이므로 장기적인 흐름까지 떨어뜨리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총수의 구속은 미래사업 확대에 부정적 판단이 되는데 이는 향후 투자 및 M&A 통한 신사업 추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며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도 약화될 전망”이라며 “삼성전자 주가 센티멘트에는 단기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나 주가하락 폭 확대 시 매수기회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 연구원은 매수기회의 배경을 반도체, 디플레이 부문의 큰 폭 실적개선이 2018년까지 뚜렷한 실적 가시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이재용 회장의 구속이 삼성전자의 실적에 영향을 줄만큼의 변수는 아니다”라며 “올해 계획된 투자는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가에 대한 의견에 반해 삼성전자 내부사정은 다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한겨레신문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지난해 9월 최순실씨를 독일에서 만난 뒤 작성한 메모에는 “검찰수사 가능성...검찰수사 개시되면 우리는 자료를 제출해야 함. 삼성 폭발적...프로그램 일단 중지... 정보소스 단속”이라는 내용을 남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검찰조사가 큰 변수가 될 것을 이미 지난해 9월에 예측한 것이다. 메모를 남긴 박상진 사장은 청문회 직후 10월에 독일로 넘어가 최씨를 만났으며 그 기간 중에 위와같은 메모를 남긴 것으로 알려져 향후 새로운 변수가 대두될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 부회장의 구속과 함께 박상진 사장 등 주요임원의 조사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알려져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 논의 등 향후 사업에 얼마나 타격을 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체계적인 경영시스템이 뒷받침 되는 기업으로 이 부회장의 공백이 단기적인 경영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전문가는 “다만 지배구조 개편작업이나 이 부회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혁신, IT기업의 인수합병 등은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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