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혜택이 중지되는 6개월 초과 장기체납 201만 가구
제윤경,“생계형, 장기체납자, 미성년자 정부가 복지차원에서 지원해야”

(금융경제신문 김사선 기자) 2016년 건강보험료를 체납한 지역가입자 416만 가구 중 60%가 월 5만원 이하의 생계형 체납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가입자들의 4대보험을 체납한 사업장도 지난 5년간 해마다 꾸준히 늘어 16년말에는 약 200만 업체에 달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기본적인 국가보험료마저 납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4대보험 체납현황’ 자료를 보면, 2016년말 기준 4대보험 체납건수는 총 835만건, 액수로는 3조7,633억원이었다. 체납으로 인한 연체금 수납액은 1조8,793억원에 달해 체납액 대비 연체금 수납액 비율이 절반에 달했다.

이중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체납 현황을 보면, 총 체납세대수는 2016년말 416만 가구였다. 2012년(447만가구)에 비해 해마다 소폭 줄고 있지만 반대로 체납액은 2012년(7,387억원) 보다 9백억원 가량 증가한 8,276억원이었고, 가구당 평균 체납액도 12년 16만 5천원에서 16년 19만 8천원으로 약 20% 증가했다. 연체금 수납액은 890억원으로 약 10%에 달했다.

지역가입 체납자 현황을 자세히 분석해보면, 월 5만원 이하 체납 가구가 총 249만가구로 전체 가구수의 약 60%를 차지했다. 체납기간별로 보면, 건보 혜택이 중지되는 6개월 초과 가구수가 201만가구로 전체의 48%였다. 세대주 연령대별로 보면 40-50대가 각각 117만6천 가구로 가장 많았지만 소득이 없을 가능성이 높은 10대(만 3천세대), 20대(31만 7천세대)도 전체의 8%가량을 차지했다.

보통 6개월 이상 건보료가 체납된 가구를 장기체납 가구, 체납된 건보료가 5만원 이하인 가구를 생계형 가구라고 하는데 이들이 모두 총 체납가구의 절반 혹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복지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 연구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성년자의 경우에는 부모의 체납액을 연대해서 내는 경우도 많아 문제가 더 심각할 수 있다.

직장가입자들의 건보혜택 감소도 우려된다. 4대보험을 체납한 사업장은 2012년 154만개에서 2016년말 194만개로 25%가 상승했고, 체납액은 2012년 1조2,806억원에서 2016년 1조3,693억원으로 7% 정도 상승했다. 5인 미만 사업장이 대부분(70%)으로 최근 자영업 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경기가 어렵고 한계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체납사업장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체납사업장에 가입된 직장가입자들의 4대보험 혜택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위 자료를 분석한 제윤경 의원은 “개인, 회사 가릴 것 없이 소득이 줄면서 가장 기본적인 국가보험마저 체납하는 일이 늘고 있다”면서, “이들은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병에 걸리면 더 많은 병원비를 부담할 뿐만 아니라 건보공단으로부터의 높은 연체이자율 상환 압박, 각종 소득 압류 등을 겪어 정상적인 경제생활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제 의원은 “건보료 체납으로 인해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여 충분한 복지를 마련하고, 특히 생계형, 장기 체납자, 미성년자 등 취약계층들은 계속 체납상태로 방치하기보다 과감한 상각처리를 통해 경제적 새출발을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