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판교에 100억원대 부동산 보유

(금융경제신문 손규미 기자) 현대중공업 노사가 회사 분사 구조조정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사진>이 빌딩 재테크로 수십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권 부회장은 경기도 판교 일대에 수백억원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권 부회장은 지난 2008년 1월 서울 종로구 사직동에 소재한 지하1층~지하 2층 규모의 건물을 사들였다. 층고에 비해 대지면적(1270.1㎡·약 384평)이 넓은 것이 특징인 해당 건물의 매입가는 76억8000만원이었다.

권 부회장이 이 빌딩을 사들인 사실이 드러난 것은 희망퇴직이 실시됐던 2015년 초 현대중공업 노조에 의해서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조합 소식지에 ‘권오갑 사장 소유, 서울 빌딩 300억!’이라는 글이 게재된 것.

소식지는 “최근 하청지회로 보내온 서울사무소 직원의 제보를 확인한 결과 서울 종로구 소재 XXX빌딩과 땅이 권오갑 사장의 소유임이 확인됐다”면서 “땅은 평당 공시지가가 660만원으로 실거래가로 따지면 무려 250억원에 육박한다. 건물까지 포함하면 그 가치가 300억원대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또 “권오갑 사장은 지난 2014년 경영위기를 본인과 임원들이 솔선수범해 헤쳐 나가겠다며 임금 한 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화려한 ‘언론쇼’를 펼쳤다”며 “300만원 받는 노동자가 한 푼도 쓰지 않고 830년 벌어야 모을 수 있는 돈을 가진 자산가가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하니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권오갑 사장은 막무가내식 정리해고 즉각 중단하고 영빈관 부지 매입 과정에서의 리베이트 의혹, 현대오일뱅크 사장 시절 홍보비를 부풀려 공금을 횡령한 의혹부터 해소하라”고 촉구해 건물 매입 자금의 출처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로부터 9년여가 흐른 지난해 10월 5일 권 부회장은 이 빌딩을 A자산운용에 매각했다. 거래가는 161억3700만원이었다. 노조가 주장했던 250억~300억원과는 차이가 있으나 10년도 안 돼 정확히 84억5700만원의 차익을 실현했으니 큰 이문을 남긴 셈이다.

또 권 부회장은 경기도 판교 일대에 상당한 넓이의 땅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권 부회장은 지난 1999년 부친으로부터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 일대 부동산을 증여 받았다. 확인된 것만 총 13필지, 1만5891㎡(약 4807평) 규모이며 권 부회장의 지분은 2/3다.

권 부회장이 증여받았을 당시 해당 부동산 시세는 약 3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판교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권 부회장 소유 땅값이 천정부지로 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금토동과 인접한 삼평동에 판교테크노벨리가 들어선데 이어 2015년 초 금토동에 소재한 옛 한국도로공사 본사 부지와 그 일대에 제2판교테크노밸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현재 금토동 일대 토지 거래가는 3.3㎡당 그린벨트가 약 250~300만원, 일반 주거지역은 약 1000~1300만원 사이에 형성돼있다. 이 가격을 대입해 그린벨트와 1종주거지역이 혼재돼 있는 권 부회장 소유 땅의 시세를 계산해보면 약 200억~250억원에 달한다. 지분 2/3를 가진 권 부회장의 몫은 약 130억~170억원 정도가 된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 측에 권 부회장 소유 부동산 현황 등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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