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와 고객이탈수 자료 놓고 진실공방 분쟁
금융소비자불만 커질 가능성 있어

(금융경제신문 문혜원 기자) 한국씨티은행 노사가 고객이탈과 관련해 진실공방 게임을 펼치고 있다.

지난 7일 씨티은행 노동조합이 주장한 씨티은행 고객이탈 수가 5월중 7045명, 4월은 1752명으로 두달 간 총 8725명이 은행 거래를 해지했다는 주장에 씨티은행 사측은 노조가 주장한 데이터 출처가 불분명하고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양 측의 주장이 엇갈려 진실공방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8일 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최근 제보자의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현재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고객이탈과 자금이탈이 발생하고 있으며 그 속도가 매우 가파르다’라고 우려했다”면서 “ 고객 이탈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나 고객 거래 불편 예상 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노조측은 지난 4~5월 두 달 동안 씨티은행 이탈 고객이 8700여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데이터 자료를 살펴본 결과, 예금 1000만원 이상 고객인 씨티뱅킹 고객이 7100여명으로 가장 많이 빠져나갔으며, 5000만원 이상의 씨티프라이어티 고객은 1000여명, 2억원 이상의 씨티골드 고객은 580여명이 이탈했다.

이탈 예금 규모는 4467억원이다. 4월중 1427억원, 5월에는 3040억원의 예금이 해지됐다.

고객군 별로 보면 거래 규모가 큰 씨티골드 이상 고객의 예금이 2344억원 빠져나갔으며, 씨티 프라이오리티는 1127억원, 씨티 뱅킹 고객 예금은 996억원 유출됐다.

이밖에도 노조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대면거래를 선호하는 고객들의 정서상 비대면등을 통한 기본적인 거래는 가능할 지라도 그 외의 입출금, 대출 거래 또는 대면거래시에 상당한 불편이 예상돼 점포폐점전에 해지를 하는 등 타 은행으로 갈아타기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인으로는 지난 5월 16~17일 대고객 앞으로 보낸 폐점 관련 안내 SMS가 문제인 것으로 지목됐다.

폐점관련 안내 문자의 내용은 ‘보다 편리하고 접근이 용이한 서비스를 제공해드리기 모바일앱과 인터넷뱅킹, 그리고 타행 ATM기를 이용하라’는 것.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고객들을 무시하는 처사라 생각한다”면서 “이는 명백히 고객들이 자발적인 이탈이 가속화하게 된 이유”라고 지적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노조측에서 주장한 데이터 자료는 사실상 공시화된 것이 아니다”라며 “실제로 고객 불만 접수건도 0.08%수치도 안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노조와 진실공방 하는 게임도 아니고, 사실 무의미한 자료로 괜히 분쟁만 더 커져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측은 오히려 전체 취급 금액은 늘었다는 입장이다. 사측에서 주장한 자료에 따르면, 수시입출금 및 정기예금 잔액의 경우 지난해 말 11조6000억원에서 지난달 말 기준 11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씨티뱅킹 고객의 경우에는 무거래 신탁 계좌의 정리로 인해 소폭 감소했으며 영업점 통폐합의 영향은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거래잔액이 5000만원 이상인 고객의 숫자는 변화가 없다”며 “그 외의 고객은 무거래 신탁 계좌의 정리로 인해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사측은 “노조에서 말하는 고객 이탈 수는 정확한 자료도 아닐뿐더러 씨티은행 이용하는 거래고객이 수백만명인 상황에서 어떻게 고객 감소 수치를 재겠냐”며 “통상적인 영업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감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앞서, 사측은 노조가 전광판이나 현수막을 게재해 사측에 대한 모욕 및 명예훼손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업무방해금지 등 가처분 신청도 낸 상태다. 

이에 관해 노조측은 “사측에서 주장한 예금 잔액수 수치는 순수 고객수가 아니며, 사업자 포함수"라며 "사업자와 수신만 있는 기업체를 포함 시켜서 '통폐합의 영향이 없다'라고 왜곡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미 많은 고객들과 자금들이 이탈되었고 점포 폐점이 단행되면 고객 대부분이 이탈될 것이 분명하다. 이번 문제의 책임은 금번 전략을 진두지휘한 브렌단 카니 소비자금융 그룹장과 이를 옹호해온 은행장이 사임으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지난 4월28일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94% 찬성으로 쟁의행위에 들어갔다. 현재 정시 출퇴근 등 준법투쟁과 태업투쟁을 진행 중이며, 노사 합의 불가시 총파업까지 고려하고 있다.

한편, 이와 같이 분쟁이 심화된 가운데에서도 한국씨티은행은 오는 15일 새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출시를 위해 기자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고객 만족과 감동을 위한 새로운 소비자금융 모델을 구축 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내용을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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