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직구 한마디/문혜원 기자

 

“얘야 앱 깔줄 아니? 이것 좀 해봐라.” “동영상 어떻게 보냐?” 스마트폰을 이용하지만, 다양한 메뉴를 자유로이 이용을 못하는 어른들이 젊은 자녀들에게 시키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하물며 더운 날 버스를 마냥 기다리는 분들은 대부분 나이든 어르신들이고, 시원한 카페에 앉아있다 버스 오는 시간 때 맞춰 나와 손쉽게 타는 사람들은 대부분 20~30대 젊은 청년들이다. 젊은 사람들은 스마트 폰으로 버스가 오는 시간을 알려주는 앱을 깐 덕분에 굳이 더운 날 밖에서 버스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수고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모바일 앱을 통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시대에서 살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금융거래 서비스도 활발해지고 있다. 핀테크 서비스가 여러 산업에 확장되면서 금융업에도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이러한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점포 수를 줄이고, 스마트폰 활용 통한 IT 거래, 모바일 간편 송금 서비스 등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도입하면서부터 기존 은행들이 인터넷은행보다 앞서기 위한 경쟁 모드를 연출하고 있다. 오는 27일에는 본격적인 카카오뱅크가 출범을 앞두고 있으면서 은행권 전반적인 시장이 어떻게 바뀔지 향후 귀추가 주목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9월부터 점차적으로 종이통장을 없애는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금융업계 분위기가 디지털 금융화로 바뀌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특히 고령층 및 소외계층들은 익숙하지 않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매뉴얼의 다양성에 사용하기 힘들어 여전한 고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말만 다양한 고객군을 위한 맞춤 전략을 내놓고 있다할 뿐이지 진짜 소외계층을 위한 혜택 서비스는 사실 적어 매우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은근히 부유계층과 서민계층을 나눈 대출 상품 서비스도 있다는 것 또한 소비자들의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은행 지점까지 사라지고 있는 마당에서 금융거래가 쉽지 않아 박탈감을 느끼는 사례도 적지 않는 것.

이러한 모습은 편의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사회적 괴리감도 함께 오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높은 편리성, 이율이 낮은 대출이자 등이 장점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취약한 보안문제,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지 못해 발생하는 정보격차 등은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일부 소비자들의 반응은 "너무 빠르게 디지털화가 진행되는 것 아니냐", "우리 부모님은 아직 종이통장만 쓰시는데" 하는 등의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종이통장이 사라지는 부분에 대해 일각에서는 보안 문제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고 있다. 금융기관을 타겟으로 한 해킹 등 금융사고에 대한 뉴스는 연일 나오고 있지만, 사후 약방문식 대처만 하고 있는 점 또한 걱정되는 부분이다.

“은행기능은 필요하지만 은행은 필요 없다(Banking is necessary. Banks are not)”는 명언을 모르는 금융권 인사는 없을 것이다. 1994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앞으로 금융미래에 대해 예측한 말이기 때문이다. 그의 선언이 20여년이 지난 지금 현실로 왔다는 것을 체감하지만, 현 은행은 ‘관계형 금융기관’이라는 유리한 기관이라는 것을 잊고 있는 듯하다.

국가가 국민이 없으면 안 되듯이 은행도 선택받는 소비자가 있어야 운영된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을 위한 착한 서비스는 꼭 밑바탕 돼야 한다. 소비자들은 ‘섬세한 배려가 있는 서비스’를 진정으로 원하기 때문이다.

‘선택’의 기회를 십분 활용한 은행권들의 노력과 당국은 서민금융화만 외칠 것이 아닌 실질적인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배려 서비스에 대한 논의, 보안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법 등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