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직구 한마디/장인성 기자

 

지난 18일 최악의 수혜를 입은 충북도민을 외면한 채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난 김학철 충북도의원은 자신을 비판하던 국민들에게 ‘레밍’이라는 말을 꺼냈고, 지난 25일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은 “밥하는 아줌마”에 이어 “알바비 못 받은 건 신고하면 안 된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를 조롱했다. 

이처럼 공분을 사고 있는 소위 엘리트들의 막말은, 대중들 사이 문제점으로 자리 잡은 갑을문제·서열화놀이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은 “돈 없는 네 부모를 원망해”라고 외치던 정유라 사태가 일어난 지 1년도 안된 시점인데 말이다. 그래선지 곳곳에 있는 제2, 제3의 정유라가 있어도 모른 척 지나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금융에 까막눈이나 다름없는 소비자들에게 용어, 약관을 어렵게 만들어 불완전판매를 일삼는 금융사 직원들이나 성과연봉제라는 채찍으로 이를 부추기는 금융사들, 이런 그들만의 리그의 희생자는 그래서 소비자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그뿐인가. 이들을 관리 감독해야하는 금융당국은 금융사 길들이기 놀이에 취해 지난 4년간 5대 금융그룹의 금융제재 건수가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46.8%에 달하지만 제재 수위는 고작 ‘주의’, ‘경고’를 남발하는 수준에 그쳤다. 

엘리트주의는 똑똑한 소수가 나머지 다수를 다스리는 구조를 일컫는다. 똑똑한 소수를 향한 나머지 다수의 믿음은 대단하지만, 그 믿음은 번번이 배신으로 되돌아온다. 

그렇지만 엘리트들이 알아야 할 건 지금까지 침묵하던 다수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다시 돌아와 김학철 도의원이 말한 ‘레밍’의 뜻은 아무 생각 없이 집단적으로 달려드는 모습을 빗대 부르는 말이다. 

침묵해야 한다고 믿는 다수가 똑똑한 소수 엘리트를 향해 비판을 가하는 모습을 ‘레밍’이라 외치기 전에 돈 혹은 명예를 향해 맹목적으로 쫓아가고 있는 자신을 제대로 봐주길 바란다. 만약 보지 못했다면 늦지 않았다. 거울은 화장실만 찾아가도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