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구조조정 강행에 노조 살생부까지
노조 격앙…법적대응 등 강력 투쟁 나서

지난 14일 현대라이프생명 노조가 여의도 본사 사옥 앞에서 사측의 무리한 점포 폐쇄와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규탄하는 내용의 집회를 갖고 있다.

(금융경제신문 손규미 기자)최근 수년간 수익성 악화로 인한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는 현대라이프생명의 노사 관계가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현대라이프 노조는 회사가 조직 슬림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직원들과의 협의 없이 일방적인 태도로 밀어부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현대라이프생명 노조는 지난 14일 여의도 본사 사옥 앞에서 사측의 무리한 점포 폐쇄와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규탄하는 내용의 집회를 개최했다.

현대라이프생명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해당 직원은 노조원 8명, 비조합원 1명 등 총 9명으로 대기발령 기간은 3개월이며 그 기간 동안 사측은 기존 임금의 63%만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가 사측의 뜻에 반하는 노조원들을 중심으로 걸러내기식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최근 조직 슬림화 및 구조조정을 놓고 직원들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012년 출범 이후 현대라이프생명은 5년동안 적자가 지속되면서 경영난이 심화됐다. 이에 따라 독립보험대리점(GA)과 방카슈랑스 채널 판매를 잠정 중단하는 극약 처방을 내리고 점포를 폐쇄하고 인력을 내보내는 등의 급격한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현대라이프생명은 모든 영업점포를 폐쇄하고 지난 11일까지 근속 3년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그러나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도중에 잔존자 명단, 일명 ‘화이트리스트’가 발견되며 사측과 노조의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됐다.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던 지난 4일, 회사 내부 전산 시스템에서 희망퇴직 후 운용할 ‘영업본부 조직도’가 발견된 것, 이 운용 조직도에는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노조원 및 직원이 다수 배제돼 있어 사실상 희망퇴직을 가장한 찍어내기식 구조조정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랐다.

노조는 이렇게 일방적인 희망퇴직을 진행했음에도 사측이 당초 예상한 숫자보다 적은 120명이 회사를 떠나게 되자 조합원 위주로 일방적인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사측은 소속 FP들에게는 오는 10월부터 보험 계약 수수료를 50%로 삭감하겠다고 통보했다.

김성구 지부장은 "사측이 노조를 결성할 수 없는 설계사들의 약점을 이용해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사측은 무리한 점포 폐쇄를 중단하고 설계사들에 대한 수수료 삭감 의사를 거둬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지부장은 “한 순간에 출근할 일터를 잃어버린 직원들과 설계사들 사이에서 회사를 향한 반감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회사에 부당대기발령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시작으로 소속 FP들과 법적대응을 고려하는 단체행동에 나설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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