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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당국·증권업계 자존심 버려야 ‘초대형 IB’ 순산

■ 돌직구 한마디/장인성 기자

지난 11일 김이수 헌재재판관 부결 사태는 적폐청산이라는 국민적 열망에 대해 찬물을 끼얹은 사건이 돼 버렸다. 단순히 정치적 의도가 어느 식으로 깔려있던지 간에 그 표결 한방에 부결을 이끈 국민의당은 성난 민심에 일주일 내내 정신없이 얻어맞았다.

그 와중에 일부 국민들 사이에서는 솔솔 역시나 이럴 줄 알았다는 반응부터, 대통령 바뀐다고 해서 달라진 게 뭐 있냐는 등 점점 적폐청산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이런 반응들은 새로울 것이 전혀 없다. 늘 똑같은 패턴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잠시 간과하고 있는 점도 이점이다. 한번 꺼버린 관심은 현실을 바꾸는데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하며 그 상황 악화에 일조를 한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초대형 IB의 문제가 바로 그러하다. 야심차게 모험자본의 활성화를 다짐하며 규제만 풀어주면 활용할 계획이라고 외치던 증권업계가 결국은 부동산 PF시장을 기웃거리면서 수익을 내려는 관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쓴 소리를 해가면서 말리고는 있으나 정작 당국도 그리 떳떳한 입장이 되지는 않는다. 규제를 풀고 제도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보이더니 엄격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잣대로 어렵게 발판을 마련한 증권사들 의지를 꺾어 버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규제를 만드는 당국도 규제를 풀어달라고 외치는 증권업계도 결국 하는 소리가 같다. “그런다고 뭐 달라지나요.”

이렇듯 서로의 대한 불신은 한국 경제의 드리운 암운을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결과적으로 소득주도의 성장을 외치며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하는 문재인 정부에게도 독이다.

21일 김명수 대법원장 표결이 가결됐다. 여당이 김이수 재판관 부결을 두고 야당과 계속해서 대립각을 세웠다면 사법개혁 시초도 마련 못했을 것이다.

증권업계와 금융당국도 마찬가지다. 각자 한 발을 물러서 당국과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 ‘이보후퇴 일보전진’이라는 말처럼 지금 당장은 자존심을 굽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결국 변화는 조금씩 천천히 이뤄나가야 된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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