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세차례 직원 사망사고 발생...직원 처우 열악‧잦은 야근 ‘구로의 등대’ 소문

(금융경제신문 장인성 기자)과로사·임금체불·공짜야근 등 갖가지 논란으로 이번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타깃이 된 넷마블 수장 방준혁 의장<사진·원안>이 증언대에 서는 수모를 면했다. 방 의장 대신 서장원 부사장이 대신 증인석에 앉게 됐기 때문이다.

환노위는 지난달 27일 전체회의에서 올해 노동부 국정감사에 출석할 증인 14명을 의결했다. 그러나 최근 노동현안과 관련해 의원들이 요구한 증인들이 대거 제외됐다. 증인채택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방 의장도 제외됐다.

이정미 의원이 넷마블 게임즈의 장시간 노동, 야근수당 미지급, 직원 자살 등과 관련된 문제들을 질의하기 위해 방준혁 의장을 증인으로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미 의원은 방준혁 의장을 비롯해 SPC그룹의 허영인 회장, 신현우 한화테크윈 대표이사 등 자신이 증인 출석을 요구한 인사들이 증인목록에서 빠지자 “간사단 협의 결과를 보면 정의당은 국정감사에서 빠지라는 얘기로 들린다”고 여야 간사 의원들에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정미 의원은 방 의장을 증인으로 부르기 위해 간사단에 다시 논의를 요청했으나 채택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관측이다.

넷마블은 게임업계에서는 '야근으로 인한 불빛으로 구로에서 독보적으로 눈에 띈다'고 해서 '구로의 등대'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직원들의 야근이 일상적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따라 넷마블은 과도한 업무로 직원들이 올해 잇달아 돌연사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넷마블 경영진이 직원들의 열악한 처우와 잦은 야근 등으로 '구로의 등대'라는 소문이 확산되자 "야근을 할 때는 커튼을 치고 해라"라고 말해 직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특히 앞서 넷마블은 지난해 과로사와 사옥에서 투신자살 등 세차례에 걸쳐 사망사고가 발생해 곤혹을 치룬 바 있다. 지난해 7월 모바일 게임 ‘길드오브아너’ 그래픽을 담당한 직원이 돌연사했고, 지난해 10월에는 사내 횡령으로 비위 징계를 받은 개발자 박 모 씨가 서울 구로 사옥 옥상에서 투신자살했다.

또 지난해 11월 21일에는 넷마블게임즈의 개발 자회사 넷마블네오 소속 직원 A씨가 심장동맥경화로 숨졌다. A씨는 일명 ‘크런치 모드’(Crunch Mode) 일하다가 과로사 한 것으로 전해졌다. 크런치 모드란 게임·소프트웨어 업계에서 데드라인을 맞추기 위해 야근과 특근을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월부터월 3개월간 넷마블게임즈와 계열사 12곳 직원들을 대상으로 수시 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전체 근로자의 63%가 법정연장근로한도인 12시간을 6시간 초과해 일한 사실을 파악했다.
 
앞서 노동건강연대가 지난해 11월 실시한 넷마블 전현직 노동자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현직 각각 54.3%, 30.5%의 노동자가 30시간 이상 연속 근무한 경험이 있었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6월 A씨의 유가족이 낸 유족급여 청구를 ‘업무상 재해’로 받아들여 승인했다. 크런치 모드와 같은 ‘초 장시간 근무’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 것은 A씨의 사례가 최초다.

한편 민주노총 서울본부 남부지구협의회는 지난달 31일 넷마블 게임즈 방준혁 의장과 넷마블 계열 관계사 13곳, 전·현직 대표 14명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서울관악고용노동지청에 고발했다.

민주노총은 “넷마블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하며 공짜로 야근을 시켜왔다”며 “이 기간 전에도 반복적으로 노동자들에게 야근을 시키고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넷마블 측은 “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 후 시정명령을 내려 1년 치 초과근로 임금 44억원을 이미 지난 6월에 지급했고, 8월 초에는 권영식 대표가 2년치 초과근로 임금 미지급분을 정산하겠다고 밝혔는데도 고발을 당해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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