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결국 버티는 게임 … 多 금융상품 판매 치중
중소형사 사업다각화·서비스강화로 맞서

(금융경제신문 장인성 기자) 증권업계가 연일 코스피가 상승으로 증권업 훈풍이 불고 있는 지금 증권업종 대표 상품으로 불리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 대해서 수수료 감면 혹은 수수료 면제 이벤트로 분위기를 띄우려는 증권사들이 늘고 있다.

다만 이 이벤트는 주로 대형사 위주로 고객 확보 차원에서 하는 경우로 중소형사의 경우 대형사와는 사정이 달라 이 같은 이벤트에 생존마저 위협 받는 형국에 놓여 있게 됐다.

◇ 3분기 실적 회전률 하락에 브로커리지 수익 ↓ … 그래도 전 분기 比 영업이익 2.1% ↑

증권업계 대표 5인방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의 3분기 연결 순이익은 435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9.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IB부분과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이 전분기의 높은 기저효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브로커리지 관련 이자수지와 자산관리 수수료 수익은 전 분기보단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개 증권사 브로커리지 3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 2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영업일수 증가로 인해 거래대금은 1.2% 감소에 그쳤다.

이 같은 일평균거래대금 감소한 이유는 개인 매매 감소에 따른 회전율 하락 때문으로 3분기 개인매매비중은 60.9%로 2014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연 환산 회전율은 118.8%로 2014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여줬다.

2분기까지 보여주던 코스피 및 코스닥 지수 흐름이 정체 국면에 들어서고 코스피 강세를 이끈 것은 삼성전자를 비롯해서 몇몇 특징 대형주 집중 현상이 강화되는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및 기관의 영향력이 높은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0.2%, 0.3%, 0.4% 상승했으나 개인 매매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은 0.6% 감소했다.

현재 IB나 트레이딩 수익이 감소한 상황에서 여전히 브로커리지 수익이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지만 NH투자증권의 무료 수수료 선언에 이어 중대형 증권사들도 연달아 수수료 감면 나서는 등 경쟁이 확대되고 있어 수수료율의 하락에 이은 수익하락도 예상 된다.

◇ 대형사 결국 버티는 게임 … 多 금융상품 판매 치중

수익하락이 예상 되는 가운데도 대형증권사들은 속속 수수료 면제 및 감면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경쟁은 예고되어 있던 것이나 다름없다는 반응도 있다. 이미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이 도입 된 2010년 이후 줄곧 증권업계에서 있어왔던 논쟁거리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통상적으로 5년간 주식거래 무료 수수료 혜택을 주는 것이 선이 마지노선이었다.

올 초 미래에셋 대우는 비대면 계좌 신규 개설 할 경우 2025년까지 8년간 무료를 선언했고 이어 신한금융투자는 13년 무료혜택 기간으로 늘리기까지 했다. 근데 여기서 NH투자증권은 평생 수수료 면제라는 문구를 내세워 파격적이라고 불릴 만하다.

그리고 효과는 바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벤트 처음 시작한 8월 말부터 2주간 신규 계좌 건수가 1259건으로 이벤트 하기 전 하루 평균 100여건에서 12배 이상 신규 고객을 유치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업계 성장이 정체국면에서 머무는 이상 이 같은 수수료 인하 경쟁은 피할 수 없게 됐지만 결국 증권사들도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어 누가 제일 오래 버티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금융상품들을 들고 있는 대형 증권사들 입장에서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내려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버틸 수 있다”며 “결국 사업 구조가 초대형 IB에 의해 재편 돼 치열한 금융 상품 경쟁으로 촉발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어렵지만 피할 수 없어 … 중소형사 사업다각화·서비스강화로 맞서

대형사들의 연이은 무료 수수료 경쟁은 중형사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는 장벽으로 다가오고 있다. 게다가 2000년대 이후부터 시대는 빠르게 변함에 따라 더 이상 브로커리지 수익만으로 버틸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올 초 IB와 브로커리지 부분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던 케이프투자증권은 시대에 변화에 따라 악화 되는 부분에 집중하기보다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수익 모델을 찾는 노력을 했다. 이에 따라 PI부분 강자인 SK증권을 인수하면서 IB와 더불어 PI부분을 통합 집중시켜 브로커리지 수익 악화에 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 같은 여건이 되지 않는 증권사들은 여전히 주식 거래 수수료 이익은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사업부분이다.

유안타 증권의 경우 브로커리지 부분을 축소해가는 타 증권사와는 달리 오히려 확대하는 쪽으로 특화하고 있다.

이에 대한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대형사들의 수수료 감면전쟁에 굳이 끼어들기보다는 오히려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서비스를 확대해 고객들로 하여금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고객들에게 고급정보를 타 증권사보다 더 쉽고 자세히 알려줄 수 있는 티레이더 서비스가 실제로 반응도 좋다”고 설명했다.

또 키움증권은 이미 저렴한 수수료를 통해 확보 된 고객들에게 자금을 빌려주면서 얻는 이자수익이 큰 편이다. 이 때문에 대형증권사들이 고객 확보 경쟁에 무료 수수료로 치열하게 전개 할 경우 피해가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키움증권 측은 “ 원래 수수료도 낮은 상황인데 일부 증권사들이 수수료를 낮춘다고 해서 키움 증권이 그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는 없다”며 “이전부터 사업다각화를 꾀하고 있었고 IB나 중소기업 특화증권사로 선정 되는 등 준비한 것은 많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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