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신문 문혜원 기자)금융위원회가 안종범 전 경제수석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산하 금융공공기관의 예산을 불법적으로 중복 집행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채이배 국민의당 국회의원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금융개혁광고 집행 현황’를 분석한 결과, 금융위가 안종범 전 경제수석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예금보험공사의 예산을 불법적으로 집행했다고 밝혔다.

채 의원에 따르면, 금융위는 박근혜 정부 당시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의 지시로 당초 금융개혁광고를 제작한 컴000 광고홍보사가 만든 광고를(계약금 1억원)사용하지 않자 기소요된 제작비를 지급하기 위해 예보가 새로운 광고를 제작한 것으로 서류를 위조, 6000만원을 중복 집행했다. 또 구속 중인 안종범 전 경제수석의 재판과정에서 포스코의 광고대행사인 컴000로부터 포레카를 차은택이 빼앗도록 안종범 전 경제수석이 각종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레카는 컴000이 인수한 계열사다. 2015년 10월 금융위는 청와대의 지시로 금융개혁 광고홍보계획을 추진하면서 산하 금융공공기관의 예산을 동원해 2편의 광고동영상을 제작하고 금융개혁 광고 2편을 각각 광고홍보사인 컴000, 벨000에 맡겼으나 안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압력으로 컴000의 광고를 취소하고 벨000가 2편의 광고를 모두 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는 이 외에도 차은택의 아프리카픽쳐스에 광고대행비용 1억원의 지원한 과정을 은폐하고 거짓해명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채 의원실에 따르면 당시 컴000이 제작한 ‘금융개혁광고 종합편’에 대해 당시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금융위 상임위원, 담당국장 등이 2015년 11월12일 시사회를 개최하고 문제없다고 판단해 청와대에 보고했다. 하지만 당일 오후 안종범 전 경제수석이 컴000을 문제삼자 이를 취소해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금융위 임원 모두 안종범 전 경제수석이 차은택의 아프리카픽쳐스를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채 의원은 차은택의 광고홍보사를 지원한 배경에 대해 “금융위가 차은택의 광고회사를 선정한 것은 우연이었다. 문화부에서 전입해온 직원의 추천과 우연히 발견한 광고인명사전에서 찾았다”고 거짓해명과 은폐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또 채 의원은 금융위가 예정에 없던 3번째 금융개혁광고를 차은택이 1편과 2편을 제작한 벨000의 임원과 금융위 관계자가 공모해 마치 아프리카픽쳐스의 광고대행에 벨000가 참여한 것으로 허위자료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채 의원은 “실제 벨000의 임원이 유사명칭의 광고대행사(벨000아***)를 설립해 광고를 대행했고 금융위가 현재까지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며 “금융위가 안종범의 지시로 광고홍보사를 취소하고 재선정할 것을 이미 금융위원장과 임원들이 모두 알고 있었으나 지난해 국정감사 과정에서 마치 새로운 사실을 확인한 양 은폐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금융위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법적 근거 없이 산하 금융공공기관을 ‘팔 비틀기’해 예산을 강제 집행하고 서류를 조작해 예산을 중복 집행하는 등 탈법과 불법을 자행했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자를 철저히 문책하고 관련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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