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신문 문혜원 기자)최종구 금융위원장이 현대상선을 살리는 과정에서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을 시세보다 고가에 매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16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해양수산개발원 용역 연구에서 한진해운을 살리는 것이 산업적 경쟁력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당시 구조조정을 맡고 있는 금융위에서 어떤 이유에선가 현대상선의 손을 들어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연구에서 한진해운이 경쟁력이 있다고 봤을 수 있다”면서 “자구계획안 등에 큰 차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매각, 경영권을 포기, 용선료 조정 등 과감하게 비용을 절감하는데 큰 진전이 있었다. 한진해운은 그렇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시절 당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결과 한진해운의 자구계획안은 반려됐다. 이후 한진해운은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돼 올해 2월 파산했다.

정 의원은 또 “현대상선을 살리는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연관이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며 “한진해운·현대상선·현대증권·자베스파트너들의 연계성에 대해 금융혁신위원회에서 다뤄야 한다”고 꼬집었다.

자베즈파트너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친인척이 지분을 갖고 있는 곳이다. 정 의원에 주장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자구계획안 중 하나인 현대증권 매각 시 이미 계약을 맺었던 일본 기업 오릭스가 돌연 포기한 데에는 자베즈파트너스가 있었다.

오릭스가 2015년 현대증권 매각에 대해 6500억원의 계약을 맺었지만, 자베즈파트너스와의 이면계약 때문에 파기했다는 게 정 의원의 주장이다.

이후 KB금융지주는 이 매각가에 2배에 이르는 1조2500억원에 현대증권을 샀다.

최종구 위원장은 이에 대해 “자베즈파트너스와 오릭스 간의 이면문제는 잘 알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한편, 과거 투기자본감시센터는 KB금융 현대증권 고가 인수는 ‘배임’이라고 주장하며, 당시 KB금융 윤종규 회장과 김앤장의 변호사를 고발한 바있다.

이때 보도자료에서는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상상할 수 없는 큰 금액으로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이 228%로 책정했다”면서 “검찰은 그동안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기준으로 기소해 왔으므로 당연히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현대증권의 매각지분(22.56%)의 시가가 3801억원이므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면 4941억원”이라면서 “애초 오릭스가 6500억원에 샀다가 계약 취소로 재입찰했는데 KB금융이 1조2500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시가의 328%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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