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지난 8일 정부가 가상화폐를 본격적으로 규제에 들어서겠다고 공표한 이후인 11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1비트코인 가격은 최고 1992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8일 최고 2499만원까지 거래됐던 비트코인이 전날 1423만원까지 내려앉는 등 이틀 만에 43% 가량 폭락한 바 있다. 그러나 하루 만에 상승세를 나타낸 것이다. 다만 이번 상승세는 글로벌 시장가격이 회복세로 접어들었던 영향으로 한국 상황과는 대조를 이룬 결과로 풀이된다.

11일 암호 화폐 정보제공 업체 코인데스크 따르면 이날 오전 1시50분(UTC) 기준 비트코인은 1만5818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1만3000달러선까지 떨어졌다가 회복했다.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후 동조화 현상으로 현물 가격도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18일에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도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앞두고 있다.

반면 한국 정부는 가상화폐를 제도권 금융상품으로 인정하지 않아 비트코인 거래를 아예 금지하는 등의 초강력 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비트코인을 금융위원회에서 관리하지 않고 법무부에서 관리하는 지에 대한 질문에 “비트코인을 애당초 정상적인 거래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를 중심으로 '가상통화 대책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오는 15일 회의를 열고 규제 방안에 대한 논의에 나서 비정상적으로 과열된 가상화폐 거래 시장을 진정시키고, 투자자를 보호해야 하는 점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다.

헌데 시장에서는 갑자기 거래 자체를 금지하는 등의 섣부른 규제가 오히려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는데 이는 비트코인의 기반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자리 잡고 있어서다.

김진화 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 공동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은 신기술 영역이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법으로 규제하게 되면 산업 발전의 긍정적인 부분이 저해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해외 사례와 마찬가지로 소비자 보호에 초점을 맞춘 자율적인 규제로 부작용만 도려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처럼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자 최근 급등하던 가상화폐 테마주는 11일 증시가 개장하자마자 일제히 주저앉았다.

이 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용평가 및 채권추심 업체 SCI평가정보는 전 거래일에 비해 1215원인 26.88%가 급락한 3305원을 기록하고 있다. SCI평가정보는 지난 11월 1일(1100원)부터 전 거래일까지 한 달간 무려 310.91% 급등한 바 있다.

SCI평가정보는 지난 6일 100% 출자한 가상화폐 거래소 ‘에스코인’을 개설함에 따라 가상화폐 테마주로 분류됐다.

한일진공도 이날 전 거래일에 비해 900원(26.39%) 추락한 2510원에 매매되고 있다. 같은 시각 디지탈옵틱과 케이피엠테크도 각각 16.57%, 4.93% 급락세다.

폐기물 처리업체 '한일진공'은 광학기기 전문업체 '디지탈옵틱', 화학제품 제조업체 '케이피엠테크'와 함께 최근 컨소시엄 형태로 가상화폐 거래소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옴니텔(5050원)과 비덴트(1만2150원)도 각각 17.35%, 16.49% 씩 큰 폭의 추락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모바일 방송 전문기업 옴니텔은 올해 초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닷컴에 24억원을 투자해 지분 8.89%를 보유했다. 또한 비트코인을 활용한 송금 서비스 사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비덴트도 비티씨코리아닷컴 지분을 11.11%를 확보하고 있다.

포스링크 주가도 이날 14.34%(405원) 떨어진 2420원으로 집계됐다. 통신장비업체 포스링크는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링크'를 열었다.

이 밖에도 SBI인베스트먼트 마이너스 10.23%, 갤럭시아컴즈 마이너스 5.29%, 케이피엠테크 마이너스 4.93%, 매커스 마인서 마이너스 4.17% 등의 가상화폐 테마주도 덩달히 약세다.

특히 이번 하락에는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이더리움, 비트코인 캐시, 비트코인 골드 등 다른 가상화폐들도 일제히 10일 폭락한 영향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박녹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상화폐 투자 광풍이 거세지자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가상화폐 테마주 투자에도 뛰어들었다며 "가상화폐 테마주는 정치테마주처럼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기대감에 따라 일제히 빠졌다 오르는 흐름을 나타냄에 따라 투자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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