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익환·안양수 실적부진 책임…구한서 안방보험 친정체제 희생양 불가피
사상 최대 실적 등 A급 성적표 자랑 손보업계는 대부분 연임 성공 대조적

실적부진과 중국계 안방보험의 친정체제 강화로 위기의 연말에 내몰린 생보 CEO들. 왼쪽부터 오익환 DGB생명 사장, 안양수 KDB생명 사장,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금융경제신문=손규미 기자]보험업계 CEO들이 줄줄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향후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한 해 업계 분위기에 따라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있는 손보사들의 경우 대부분의 CEO들이 자리를 이어가고 상대적으로 자본확충 등의 어려움을 겪은 생보사들의 경우 교체되는 CEO가 여럿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말에서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CEO들은 총 10명이다.

생명보험사 CEO 가운데서는 올해 12월 홍봉성 라이나생명 사장, 신용길 KB생명 사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어 내년 1월에는 오익환 DGB생명 사장을 비롯해 3월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안양수 KDB생명 사장의 임기가 줄줄이 만료된다.

손해보험사 CEO 중에는 내년 1월 이윤배 농협손보 사장의 임기가 만료되고 이어 3월엔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 김정남 DB손보 사장, 박윤식 한화손보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김현수 롯데손보 사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홍봉성 라이나생명 사장은 일찌감치 연임을 결정지었다. 지난 2010년 취임한 홍 사장은 이번이 7번째 연임이며 오는 15일 열리는 주주총회 의결을 앞두고 있다.

신용길 KB생명 사장은 한 차례 연임한 데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체제가 확고해진 이후 윤 회장이 생보사 M&A 의사를 피력하면서 입지가 다소 불안정했다. 그러나 예상 외로 차기 생보협회장에 내정되면서 현재 사장직은 공석이 됐다. 새로운 CEO는 올해 말 KB금융그룹 인사 때 그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서기봉 NH농협생명 사장 또한 그간의 관례에 따라 라이나생명의 홍봉성 사장처럼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업계는 점치고 있다. 내년 1월 임기가 만료되는 NH농협손해보험의 이윤배 사장 또한 경영실적지표가 좋아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반면 IFRS17 도입을 앞두고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중·소형 생보사 CEO들의 경우 연임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다.

내년 1월 임기가 만료되는 DGB생명 오익환 사장의 경우 취임 초기 흑자전환에도 성공했으나, 이후 잇따른 실적 부진과 대면채널 재건 실패에 따른 영업력 악화 등으로 인해 연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KDB생명 안양수 사장 또한 잇따른 매각 실패와 재무건전성 악화, 심화되는 경영난으로 인해 책임을 지고 내려올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동양생명 구한서 사장의 연임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주주인 안방보험은 지난 9월 뤄젠룽 부사장을 대표로 선임해 구한서·뤄젠룽 2인 대표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구 사장의 임기가 만료되면 업계는 안방보험의 친정체제 가속화에 따라 뤄젠룽 대표 단독 체제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과 박윤식 한화손보 사장은 최근 그룹 인사에서 승진하면서 연임이 거의 확정적이라는 의견이다. 차남규 부회장은 최근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하면서 ‘IFRS17’ 도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평을 얻었다. 이 때문에 향후 연임 가도에도 별 무리가 없을 거라는 설명이다.

삼성생명 김창수 사장과 삼성화재 안민수 사장의 향후 거취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 그룹의 금융 계열사를 이끌고 있는 두 사장은 지난 2015년 말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모두 연임됐고,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재선임 돼 임기가 2020년 3월로 연장됐다. 그러나 김 사장과 안 사장은 내년 1월초로 예정돼 있는 사장단 인사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면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김정남 DB손보 사장, 양종희 KB손보 사장,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 등의 손보사 CEO들의 경우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에 따라 대부분 자리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