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 최대실적 달성 눈앞 두둑한 배당 기대감도 커져
내년 미세먼지 규제 근심…국제유가 ‘상고하저’ 전망 우려

[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올해 높은 정제마진과 고유가 효과를 톡톡히 보게 된 정유업계가 모처럼 기분 좋은 마무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유업계 4개사의 2017년 한해 거둬들인 수익만 해도 1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최대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의 미세먼지 규제가 점차 확대되면서 정유시설에 대해 저감시설을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은 향후 악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여 올해와 반대로 내년 업황은 지켜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 4사 최대실적 달성 눈 앞…연말 배당도 높아져

SK이노베이션은 4분기 영업이익으로 9225억원이나 거둬 2017년 연결영업이익은 전년에 기록한 3조2283억원보다 77.8%가 증가한 약 5조7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S-Oil의 경우 4분기 영업이익은 4059억원이 예상되며 이는 전년 동기대비 10% 상승한 수치로 매출액은 약 5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S-Oil과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저유가 사태로 각각 2897억원과 182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었지만 3년 만에 다시 역대 최대실적으로 경신하면서 어려웠던 상황을 서서히 벗어나는 모양새다.

특히 이러한 호실적은 상장사뿐만 아니라 비 상장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비상장사인 현대오일뱅크 2017년 영업이익만 859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작년 영업이익 9657억원에 근접한 수치로 다시 한 번 사상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둔 셈이 됐다.

현대오일뱅크와 마찬가지로 비상장사인 GS칼텍스의 경우 작년에 기록한 2조1404억원의 기록에는 못 미치지만 3분기까지 1조373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전체 GS그룹의 실적을 잡아당긴 점은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정유업계가 2017년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 점차 가시화되자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

지난 13일 와이즈에프엔이 제시한 배당수익률 부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경우 3.14%에 주당배당금도 6400원을 이르렀으며 S-Oil의 경우 배당수익률이 5.06%를 주당 배당금은 620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영향으로 지난 13일 종가 기준으로 SK이노베이션이 전날보다 3.55%가 상승한 20만4000원을 기록했고 S-Oil은 2.94%가 상승한 12만2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미세먼지 잡다 매출타격 … 2018 국제유가 ‘상고하저’

지난 13일부터 중국을 국빈자격으로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한국은 미세먼지 같은 대기 정화 분야에서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같이 협력해 환경 문제를 해결하자고 강조했다. 사실상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서 한국과 중국이 뜻을 합쳐 같이 저감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다만 문재인 정부의 이 같은 의지에 대해 정유업계는 마뜩찮은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發 미세먼지를 정유업계 탓으로 돌리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포함돼 있다. 

정유업계의 이 같은 반응에는 지난 10월 31일 질소산화물, 황산화물에 대한 배출허용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상태인데다 배출부담금은 이미 내년부터 강화될 예정으로 정부의 규제가 본격화 되고 있어서다.

물론 회사별로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소 수십억원에서 최대 수백억원이 이르는 배출부담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저감시설 등을 설치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감소를 위한 저감시설 설치는 빠르게 진행할 수가 없다. 기존 공정에 저감시설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하는 데 기존 공정을 분리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는 것이다. 

만약 한다면 사실상 공장 가동을 중지하고 공장 설비에 대한 대대적인 재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소리다. 정부 규제를 맞추기 위해 당장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매출에 심대한 타격은 피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매출하락에 따른 주주들의 반발에 대해서 마땅한 해법이 없어 답답한 심정이다.

이에 대해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은 멀리 내다봤을 경우 옳다고 생각하지만 현재 당장 도입한다는 것은 업계 상황을 전혀 고려 안한 것”이라며 “공장을 멈출 경우 심대한 산업 피해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2018년 국제유가가 상고하저를 띌 것이라는 전망에 정유업계가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통상적으로 국제유가가 오를 경우 정제마진이 하락하기 때문인데 사우디아라비아가 내년 1월부터 한국 등 아시아에 수출하는 원유가격조정계수를 2014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배럴당 1.65달러로 책정했다.

특히 지난 8월 원유정제시설이 밀집한 미국 멕시코만 일대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의 여파로 배럴당 9달러까지 올라간 덕분에 정제마진이 여유가 있는 상황이지만 이번 유가 상승으로 다시 7달러까지 내려왔다는 점이 걸린다.

아직 손익분기점인 4달러까지는 여유가 있지만 추후 유가 상승 여파로 휘발유나 경우 등 석유제품 수요 확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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