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해외배출 비중 40% 달해 역외탈세 가능성 '주목'...상승 주가 '찬물'

[금융경제신문=김사선 기자]국내 최대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가 국세청으로 부터 강도높은 특별(심층)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일 국세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12월 초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요원들을 경기도 성남시에 소재한 엔씨소프트 본사에 예고 없이 조사요원 수십명을 투입해 세무 및 회계 관련 자료들을 예치하고 특별(심층)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세무조사는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약 3개월 일정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이번 세무조사는 세적지가 중부국세청 관할 구역인데도 불구하고, 서울국세청 조사국에서 나선 교차 세무조사로 매우 이례적인 일이며, 그 어느때보다 고강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차 세무조사란 관할 지역 국세청과 해당 기업이 유착해 제대로 된 세무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판단 하에 비관할 지역 국세청이 조사를 실시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일반적인 정기세무조사와 달리 교차세무조사의 강도는 상대적으로 셀 수 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동종업계는 엔씨소프트에 대한 세무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관련업계과 세정가 일각에서는 이번조사가 국세청의 ‘중수부로 불리우며 기획조사를 전담하는 서울국세청 조사4국 요원들이 투입됐다는 점에서 정기조사가 아닌 특별세무조사 성격으로 추측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이 엔씨소프트의 세무비리나 구체적인 탈세혐의를 포착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엔씨소프트 입장에선 최근 리니지M의 사행성 논란이 불거지면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받게되는 특별 세무조사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돼 당혹스러운 입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앞서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의 사행성 논란에 대해 집중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리니지M 확률형 아이템인 '커츠의 검'을 획득할 확률은 0.0001%"라며 "이는 카지노 슬롯머신 잭팟 적중확률 0.0003%보다도 낮은 수준이고 로또 2등에 당첨될 확률과 같다"고 지적했다.

손혜원 민주당 의원도 "초중등생이 확률형 아이템에 사용한 비용만 수천만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며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규제해야 한다"고 추궁한 바 있다.

또 세정가는 국세청이 엔씨소프트의 역외탈세 부문에 대해 집중 들여다 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는 엔씨소프트의 해외매출 비중이 50%를 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기재부와 국세청이 역외탈세 부문을 강화하면서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 대한 세무조사가 강도 높게 펼치고 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엔씨소프트의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평균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세무조사가 올해 초 20만원대에서 12월 현재 46만원대로 급상승한 주가에도 다소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세무조사를 받은 기업 대다수가 세금 폭탄을 맞게 되기 때문이다. 매출 규모가 크거나 수익을 많이 내는 대기업일수록 세무조사가 끝난 후 국세청은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추징금을 부과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세청 세무조사는 투자자 입장에선 상당한 악재로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켜 주가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지난 6월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이하 자조단)은 주가 급락 직전 보유주식을 팔아 막대한 차익을 얻은 엔씨소프트 경영진을 대상으로 전방위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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