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서비스 출시 후 필요시 규제 ‘포괄적 네거티브’ 방식 추진
규제샌드박스 등 혁신적 제도로 신사업 가능토록 규제 탄력 적용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규제혁신 토론회가 열린 청와대 충무실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규제혁신 토론회가 열린 청와대 충무실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금융경제신문=김사선 기자]정부는 미래 신산업과 신기술 분야의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 해소를 위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의 출시를 우선 허용하고 이후 필요시 규제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체계를 전환키로 했다.

정부는 22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규제혁신, 내 삶을 바꾸는 힘’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신산업·신기술 분야 규제혁신 추진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규제개혁 추진방향을 발표한 데 이어 규제애로 해소를 위한 개선과제를 발굴해 왔으며 이날 국무조정실 주도로 구체적인 규제혁신 추진방안을 내놓았다.

우선허용·사후규제 체계 전환방안은 신제품·신기술의 신속한 시장 출시 등을 우선 허용하고 필요시 사후 규제하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시도된 적이 없는 규제 설계 방식이다.

체계 전환 유형으로는 포괄적 개념 정의, 유연한 분류체계, 네거티브 리스트, 사후평가·관리 등 ‘입법 기술방식’을 유연화해 신제품·신기술의 신속 시장 출시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과 규제샌드박스와 같은 ‘혁신적인 제도’ 도입을 통해 신사업 시도가 가능하도록 기존 규제를 탄력 적용하는 방식이 있다.

정부는 포괄적 네거티브로 규제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해 우선 38개 과제를 선정했다.

신제품 등이 법령에 저촉되지 않도록 하는 포괄적 개념정의가 7건, 유연한 분류체계 13건, 네거티브 리스트 작성 10건, 사전 심의·검사의 사후 평가·관리로의 전환 3건, 규제 샌드박스 도입 5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현재의 선박급유업을 선박연료공급업으로 개념을 넓혀 올 하반기부터는 LNG 선박에도 연료공급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교통안전표지판의 발현 소재를 기존 광섬유에서 발광체로 넓혀 OLED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점 등이 포괄적 개념정의를 통한 규제혁신에 속한다.

또 구조·크기·배기량으로 규정한 자동차 종류에 ‘혁신 카테고리’를 신설, 차종 구분을 유연화하는 방안은 유연한 분류체계 과제에 해당한다. 실제 초소형 삼륜전기차 등 새로운 유형의 차량 출현시에는 적용할 차종분류가 없어 시장출시에 애로를 겪어 왔다.

분류체계의 유연화로 최근 이식기술 개발에 성공한 폐와 팔도 합법적으로 이식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행법은 간·신장 등 13개 장기·조직만 이식을 허용하는데 안면과 족부 등 그 밖의 장기·조직도 윤리위나 복지부장관이 인정한 경우 이식할 수 있도록 혁신카테고리를 도입하는 것이다.

아울러 네거티브 리스트 도입으로 유전자 치료연구를 암·에이즈 등 법에서 열거한 질환에만 허용하던 것을 앞으로는 일정 조건을 준수하면 모든 질환에 가능하도록 해 만성질환 등에 대한 유전자 치료제 개발이 가능해진다.

뮤직비디오 등 음악영상물을 사전심의를 통해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등급분류를 하지 않고 제작·배급업체 자체 심의만으로 시장에 출시한 뒤 사후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바꾸기로 했다.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는 개별과제 5건도 선정했다. 금융기관의 고객정보시스템도 클라우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을 허용하고 인공지능 기반 기술을 개발한 핀테크 업체도 대출심사·예금계약 등 업무를 테스트할 수 있게 하는 방안 등이 과제로 선정됐다.

아울러 정부는 지난해 기업현장 간담회 등 32차례의 현장소통을 통해 91건의 현장애로 과제를 발굴하고 이 가운데 89건에 대해서는 현장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 해결했거나 해결하기로 했다.

다만 상수원보호구역의 전·답·임야까지 태양광발전설비 설치를 허용해 달라는 요구, 하천점용허가시 태양광발전시설 설치기준을 완화해달라는 요구 등 2건에 대해서는 국민생명 및 환경, 안전 등을 고려해 규제가 필요하다고 판단, 수용하지 않았다.

91건의 건의과제는 신제품·신서비스의 신속한 시장진입과 시장에 진입한 신제품·신서비스의 초기 수요창출을 위한 개선 건의가 모두 66건으로 전체의 73%에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애로 해소를 위해 민간전문가 120명으로 구성된 신산업혁신위원회가 활동했다. 신산업위는 무인이동체, ICT융합, 바이오헬스, 에너지·신소재, 신서비스 등 5개 분과위원회를 구성해 1차 검토를 하고 총괄위원회에서의 2차 검토를 거쳐 개선방안을 정부에 권고했다.

한편 정부는 개선방안 확정에 따라 후속조치가 필요한 과제 61건에 대해 즉시 개선이 가능한 사항은 바로 조치하는 등 신속히 이행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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