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비대면 영업 박차…다양한 기능 '통합' 앱 선봬
은행간 대대적 홍보전 불구 소비자 '실효성' 의문부호

은행들이 점포 축소 등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기능을 갖춘 통합 앱을 새롭게 내놓고 있으나 고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의 이러한 경쟁이 소비자는 외면한 채 경쟁사만을 의식한 자기들만의 쓸데없는 과당경쟁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은행들이 점포 축소 등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기능을 갖춘 통합 앱을 새롭게 내놓고 있으나 고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의 이러한 경쟁이 소비자는 외면한 채 경쟁사만을 의식한 자기들만의 쓸데없는 과당경쟁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금융경제신문=문혜원 기자]은행들이 디지털금융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앱’개발과 투자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실효성 없이 외양에만 신경쓰다 보니 정작 서비스 품질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은행별 앱 플랫폼 박차

은행들이 오프라인 점포 감소, 인터넷은행 출범 등의 영향으로 시대 불가피한 디지털 마케팅금융 전략에 추진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더욱 본격화된 ‘모바일 앱 투앱 결제’ 서비스 개발은 각 은행 경영진의 의도와 함께 집중 투자됐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먼저 신한은행이 지난 2월 초 고객 편의를 돕기 위해 모든 업무를 하나로 묶은 ‘쏠(SOL)’앱을 출시했다. 이 앱은 그간 디지털 혁신을 강조해온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1년 동안 공들여 준비한 것으로 모바일뱅크 서비스인 ‘써니뱅크’와 스마트폰뱅킹 서비스인 ‘S뱅크’ 등 은행 앱 6개를 통합한 디지털 플랫폼이다.

우리은행은 ‘위비톡’과 ‘원터치 개인’이 있다. 이 앱을 설치하면 위비멤버스(포인트관리), 위비뱅크(은행 거래), 위비마켓(인터넷상거래) 등 기존에 나뉘어 있던 금융 서비스들을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위비뱅크’는 기존에 제공하지 못했던 업무거래를 모았다. 모바일대출, 모바일페이, 여행보험 등과 같은 뱅킹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해외이용시 더 간편거래가 가능하다.

KEB하나은행도 스마트폰 뱅킹 ‘원큐 뱅크(1Q Bank)’를 전면 개편해 비밀번호나 패턴 그리기를 통해 쉽게 로그인을 할 수 있게 했다. 빠른이체 서비스도 도입해 100만원까지는 공인인증서나 보안매체 없이도 이체가 가능하다. 올 6월 안에는 고객 상담·환율·가계부 기능을 제공하는 3개의 앱을 통합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과 ‘리브’를 중심으로 모바일 앱을 운영하기로 하고 대출이나 펀드, 자산관리 등 전통적인 은행 업무는 스타뱅킹에, 간편 송금 등 생활 편의를 강조한 기능을 리브를 중심으로 앱이 재편될 방침이다.

NH농협은행도 지난해 8월 모바일뱅킹 앱 ‘올원뱅크’를 개편한 이후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감안해 8단계였던 회원가입 프로세스를 5단계로 축소하고 로그인 시간을 단축시켰다. 또 기존 올원뱅크 한 화면에 혼재돼 있던 콘텐츠를 간편뱅크, NH금융통합 등의 항목으로 분류했다. 올해 안에 기존의 스마트알림, 스마트인증 등을 하나의 앱에서 금융거래가 가능한 슈퍼앱 출시를 추진할 계획이다.

융통성 없는 ‘모바일 앱’ 난립

하지만 이 같은 은행들의 노력과 홍보에 비해서 출시이후, 고객들의 반응은 예상 외로 냉랭했다. 다소 무겁다는 반응과 편리해졌다라는 엇달리는 반응 때문이다. 시장에서도 고객편의에 맞춘다고 하지만 안그래도 젊은층에만 쏠려 있는 데 이른바 아이돌 스타를 모델로 한 광고가 더욱 균형을 깨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즉 은행들의 현재 개발된 몇 가지 통합 앱 개발이 기존 흩어졌던 여러 어플들을 하나로 묶어 나름 구축하려했으나 여전히 녹록지 않다는 것.

신한의 ‘쏠 앱’ 경우, 기존 웹 유저의 최적화 한 상태에서 중점을 둬야 하는데 모바일 뱅킹 신속성에만 집중했다는 비판도 따랐다. 무엇보다 처음 출시 사전 마케팅 시험차원에서 직원들에게 가입요구와 영업할당에 먼저 반영했다는 소리가 들려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은행권이 모바일 앱을 통합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편의성과 신속성을 높인다는 차원에서라고 공통된 설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제 소비자 편리성 체감률에는 한참 뒤떨어지고 있고, 특별한 경쟁테마 없이 추진되고 있음에 따라 과도한 영업 앱 경쟁에 기울어진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은행·보험센터 박사는 “각 은행들이 조금씩 내세우고 있는 모바일 뱅킹 ‘앱’들이 통합 됐다 주장하지만, 실제로 소비자 이용율은 그보다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획일화된 앱 개발에서 차별성 높인 투자로 바꾸고, 종류 이해도를 하나로 통일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러한 반응에 대해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본래 모바일 뱅킹 앱이라는 것은 은행 방문 없이 공인인증 없이 쉽고 빠르게 원하는 은행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로 젊은 층들이 선호하는 편”이라며 “고객이 편리하다는 반응도 있고, 오히려 불편하다는 반응도 있어 이러한 부분을 고려할 통합 앱에 대해서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비스 홍보 화려함보다 기술 살려야

한편 은행별 겉만 화려한 통합 앱이 서비스에만 치중돼 있어 기술적인 부분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본에 충실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혁신기술도 충족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금융경제학 교수는 “디지털 서비스업이 보편화되는 추세에 따라 은행들이 제일 먼저 이 전략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IT기술 혁신이 금융쪽에서 키우기 위해서는 전문가 먼저 양립하도록 하고 전담부서를 마련해 기술적 대안과 리스크 등을 관리하는 쪽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금융권 전문가도 “지금 만들어진 은행 앱 들이 사실 뜯어보면 외려 쓸모없는 여러 서비스까지 개설돼 있거나 포함돼 있어 소비자 피로감만 주고 있다”면서 “차라리 기본 중요한 거래 몇 가지만 할 수 있게 하거나 추가 선택에 대해서는 소비자 자율에 맡기도록 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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