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고 문제 물질 MIT·PHMG 등 나와
환경부, 유통금지 조치 불구 여전히 ‘판매중’ 문제 지적

[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피죤 등 유명 브랜드의 세정·방향제 제품에서 가습기 살균제 함유 물질인 MIT·PHMG 등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나 국민 건강을 도외시하고 있는 기업들의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11일 지난해 9~12월 위해우려제품 23종 2만여개중 일부인 1037개에 대해 안전·표시기준 준수 여부를 조사한 결과 45개 업체 72개 제품이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품목별로는 카페인트 등 물체 탈·염색제가 12개로 가장 많고, 뱡향·세정제 각 7개, 코팅제 6개, 접착·탈취제 각 5개, 방충제 4개, 방청·김서림방지제 각 3개, 합성세제 1개 등으로 집계됐다.

이번에 안전기준 위반이 드러난 53개 제품 가운데 12개 제품에선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등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문제가 된 성분들이 검출됐다. 특히 피죤이 생산한 분사형 탈취제 ‘스프레이 피죤 우아한 미모사향’과 ‘스프레이 피죤 로맨틱 로즈향’ 제품에선 PHMG가 확인됐다. 또 자동차 코팅제, 김서림 방지제에는 MIT 성분이 검출됐다.

PHMG는 흡입족성이 매우강하고 흡수가 빠르며 폐, 비강, 후두, 눈 등에 심한 손상을 일으키고 장기간 또는 반복 노출시 장기도 손상될 수 있다. 지난 2011년 가습기살균제 독성이 드러난 이후 작년까지 정부에 신고한 피해자만 5900여명에 이른다. 그중 약 1292명이 사망했다.

11개 업체 25개 제품은 품목·제형별로 설정돼 있는 물질별 안전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13개 업체 16개 제품은 출시 전에 반드시 받아야 하는 자가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자가검사 번호나 성분 표기, 사용상 주의사항 등 소비자 안전정보 표시를 누락한 12개 업체 19개 제품은 개선명령을 받았다.

환경부는 이들 제품이 시중에 판매되지 못하도록 관련 제품 정보를 대한상공회의소 ‘위해상품 판매차단 시스템’에 지난 9일 일괄 등록했다. 한국 온라인 쇼핑협회에도 유통 금지를 요청했다.

판매금지와 회수명령을 받은 업체들은 관련법에 따라 이미 판매된 제품을 안전한 제품으로 교환 또는 환불해줘야 하며, 유통사에 납품한 제품도 수거해야 한다. 개선명령을 받은 업체들은 포장 교체 등의 개선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그럼에도 지난 11일 JTBC 보도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에 함유된 PHMG 성분이 검출된 스프레이형 탈취제가 여전히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은 이번에 적발된 제품을 생산·수입한 45개 업체들을 관할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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