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자 손실분담’ 채권자 공포는 기우
‘채권자 손실분담’ 채권자 공포는 기우
  • 문혜원 기자
  • 승인 2018.03.1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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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도 유사한 제도 존재…‘시장 혼란’ 가능성 많지 않아
채권자에 ‘청산가치 상회하는 부담 없다’는 믿음 줘야 성공
대형 금융회사가 부실화될 경우 주주와 채권자가 손실을 부담하도록 하는 채권자 손실분담(Bail-in) 제도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제도가 이전부터 있었으며 채권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운영만 담보 된다면 효율적인 구조조정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대형 금융회사가 부실화될 경우 주주와 채권자가 손실을 부담하도록 하는 채권자 손실분담(Bail-in) 제도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제도가 이전부터 있었으며 채권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운영만 담보 된다면 효율적인 구조조정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금융경제신문=문혜원 기자]최근 한 언론사가 가장 쟁점이었던 강제적 베일인 적용 대상 채권 범위를 놓고 예금채권 우선변제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는 등의 보도를 한 바 있으며 이에 금융당국에서는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12일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은행보험실 박사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논의되고 있는 채권자 손실분담 제도는 부실금융회사를 경영정상화(open) 시키는 과정에서 일부 채권자가 손실을 분담한다는 측면에서 기존 제도와는 차이가 있다는 몇 가지 오해와 시사점을 제기했다.

임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채권자 손실분담’ 제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국가들은 이미 도입하고 있음에 따라 몇 가지 이 제도의 국내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해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는 것.

임 박사는 먼저 첫 번째 오해로 채권자 손실분담 제도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도이기 때문에 국내에 도입되면 시장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점을 꼽았다. 파산·계약이전 등과 같이 부실금융회사를 폐쇄(close)시킬 경우 우선변제채권 등을 제외한 일반채권 보유자는 이미 손실을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채권자 손실분담 제도가 새로운 제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임 박사는 “하지만 채권자 손실분담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보유채권의 청산가치를 상회하는 수준의 손실 부담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시장 혼란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오해로 채권자 손실분담 제도가 도입되면 다른 정리수단이 활용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채권자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다.

해외 사례를 보면, 경영정상화 과정에서의 채권자 손실분담은 인수·합병, 공적자금지원과 함께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유럽연합의 경우 작년 6월에 스페인의 Banco Popular 은행을 타 은행 인수를 통해 경영정상화를 도모하면서 전제조건으로 채권자 손실 분담을 요구한 바 있으며, 이에 따라 20억유로 규모의 Banco Popular 후순위 채권자가 주식 전환이나 전액 상각 등의 방법으로 손실을 분담했다.

유럽연합은 공적자금을 투입할 경우에도 부실금융회사 총부채의 8% 이상에 해당하는 채권자 손실 분담을 선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임 박사는 “이러한 해외사례를 감안해 보면, 채권자 손실분담 제도가 새롭게 도입되더라도 금융회사의 손실을 채권자가 모두 부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채권자 부담만 늘어난다는 우려는 기우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채권자 손실분담 제도는 새로운 제도가 아닌 데다 다른 정리수단과 함께 활용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은 청산가치를 상회하는 손실분담 가능성 때문으로 평가했다.

따라서 이 제도가 국내에 정착되기 위해서는 채권자의 손실분담 규모가 파산 시의 청산가치를 초과하지 않는다는 시장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청산가치 보장 원칙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청산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근거를 제시했다.

무엇보다 경영정상화 과정에서의 채권자 손실분담이 금융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정리당국이 어떠한 정리전략을 채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며, 정리전략은 단일개입방식과 복수개입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단일개입방식은 위기시 손실은 모회사가 흡수해 자본과 유동성이 자회사로 이전되고, 모회사에 정리절차가 적용됨에 따라 자회사는 중요기능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복수개입방식은 위기시 손실을 모회사로 이전하지 않고 지역단위에서 자체적으로 흡수하는 것으로, 지역단위별로 정리절차를 적용받는 방식이다.

정리전략에 따라 손실분담 채권자, 손실흡수력 보유주체, 자금조달비용 등이 달라지므로 금융회사는 이를 감안한 영업전략과 해외진출방안 등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의 경우, 채권자 손실분담을 포함한 새로운 금융회사 정리체계 구축 계획이 2015년 10월에 발표된 바 있다. 지난해에는 금융안정위원회가 실시한 한국 동료평가에서는 이 계획이 예정대로 집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임 박사는 “채권자 손실분담 제도의 도입목적, 즉 대마불사에 따른 도덕적 해이 문제 완화와 납세자 부담 완화라는 정책목적이 달성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가 도입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채권자 손실분담(Bail-in)

금융회사가 부실화될 경우에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적자금 투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주 이외에 일부 채권자도 손실을 부담하는 제도를 말한다.

문혜원 기자  ft10@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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