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제조판매업 경농의 최대주주는 스키장비 임대업 '동오레저'
동오레저 자산규모는 경농의 4분의 1에 불과...오너3세 '꼼수 승계' 전형 '주목'

[금융경제신문= 장인성 기자] (주)경농은 농약 제조·판매업체다. 그런데 최대주주는 스키장비 임대업을 하는 '동오레저'라는 회사다. 뭔가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동오레저는 (주)경농 자산규모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자기 보다 덩치가 4배나 큰 회사를 지배하는 셈이다. 특히 관심을 끄는 점은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오너 3세로 알려졌다.

업계는 수년간 외부감사 대상에서 제외된 시기에 오너 3세들이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등 뭔가 석연찮은 정황들을 주목한다. 최근 (주)경농의 일부 주주들이 일간지 광고까지 내며 경농의 경영 행태를 문제 삼고 나선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관측이다.

업계에 따르면 '동오레저'는 이병만 경농 회장의 세 자녀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데, 이 회장의 외아들 이용진 씨(경농 부사장)가 지분 55.6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오너 3세의 개인회사와 다름이 없다. 동오레저는 동오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자 유일한 상장사인 경농의 지분 27.57%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다.

업계는 이병만 회장의 외아들 이용진 씨는 동오레저를 통해 경농과 이하 관계사들까지 지배하는 구조인 셈이라고 말한다. 외부에서는 경농의 후계승계가 이미 완성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동오레저는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7년간 매출이 '0'원이으로 나타난 것처럼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지 않는 회사가 1000억 원이 넘는 동오그룹의 핵심 계열사(상장사)를 지배하는 구조로 관심을 모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익이 거의 나지 않는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를 오너 3세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디딤돌로 삼은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정상적 영업활동이 아닌 계열사 지분거래 방식으로 오너 3세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전형적인 '꼼수 승계'라는 지적인 나오는 것이다.

또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병만 회장의 자녀들이 동오레저 지분을 대거 매입한 자금 출처도 의문이라고 말한다. 동오레저가 외부감사 대상 기업에서 제외된 시점인 2001년에 이 회장의 장남 이용진 씨는 불과 17세였으며, 지분을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등장한 시기에도 20대 학생 신분이었다고 알려진다.

경농 관계자는 "1957년 창사 이래 농업 한길만을 걸어오며 농업 신기술 개발과 우수 농자재개발을 통해 한국농업의 발전과 국민 들의 건강한 먹거리 생산에 기여해 오고 있다"고만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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