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시대 기존 조직으론 ‘고객 소외’ 문제 해결 못해
부서간 경계 허문 ‘멀티기능’ 구성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 가능

[금융경제신문=손규미 기자]ING생명이 4월부터 애자일(Agile) 조직 체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국내 생명보험업계에 애자일 조직이 도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ING생명은 조직개편을 통해 모든 업무를 고객 관점에서 수행하는 ‘고객중심 혁신조직’으로 거듭나게 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디지털·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첨단 기술들이 빠르게 등장함에 따라 고객의 정보력이 높아지고, 니즈는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의 기능적·수직적·공급자 중심적 조직 구성은 부서 이기주의를 유발시키고 궁극적으로는 고객이 소외되는 문제를 발생시켜왔다. 이런 현실에서 ING생명은 지속적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고 변화하는 환경과 고객의 니즈를 따라잡아 선도적인 경쟁력을 갖추자는 차원에서 새로운 조직 도입을 결단했다.

기존의 회사 조직은 업무에 따른 기능 중심으로 나뉘어 있었다. ‘애자일 조직’은 이 같은 부서 간 경계를 허물어 같은 단위 조직 내에 업무속성에 따라 마케팅·영업·운영 등의 성격이 한데 모인 멀티기능(Cross-function) 형태로 구성돼 있다. 또한 단위 조직에 자율성과 업무 수행 방식에 대한 전권한을 부여함으로써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ING생명은 애자일 조직을 도입하면서 ‘일하는 방식’도 근본적으로 바꿨다. 애자일 조직은 Squad(분대)로 불리는 소그룹, 여러개 Squad가 모인 Tribe로 이뤄져 있다. Squad는 업무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엔드투엔드(End-to-End) 방식으로 처리한다. 상품과 서비스에 고객의 피드백을 최대한 빠르게 반영하기 위함이다. 동시에 ‘부서장-중간관리자-직원으로 이어지는 수직적 위계질서를 없애면서 업무 자율성을 증대시키고 임직원간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밑바탕을 마련했다. ING생명은 이를 통해 고객을 위한 아래로부터의 혁신, 디지털 세대에 의한 디지털 혁신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NG생명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본사 직원 500여명 중 절반 수준인 200명을 애자일 조직 소그룹으로 배치했다. 마케팅본부와 운영본부를 해체하고 고객 행동 흐름을 기준으로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고객인입트라이브, 기존 고객의 만족도 제고를 위한 고객유지트라이브, 고액자산가를 위한 HNW트라이브 총 세 개의 트라이브를 신설했다. 재무·리스크·채널 관리 등 사업의 근간이 되는 부서는 그대로 유지했다.

정문국 ING생명 사장은 “저금리 저성장이 고착된 뉴노멀과 4차산업혁명 시대인 오늘날에는 ‘고객의 니즈를 얼마나 빠르게 충족시키느냐’가 시장에서의 성패를 가른다”며 “기존 공급자 중심의 수직적 조직문화로는 고객 중심의 혁신을 달성하기 어렵다. ING생명은 수평적이고 유기적인 조직 문화로 고객을 위한 진정한 혁신을 실현하고 디지털 리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ING생명은 이번 애자일 조직 개편을 위해 지난해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왔다. 애자일 조직을 앞서 도입한 네덜란드 ING은행 등 글로벌기업 6개사에 벤치마킹 트립을 다녀오고, 임직원들과도 미팅, 워크숍 등을 통해 오랜 시간 논의를 진행했다. 본격적인 조직개편에 앞서 지난 2월부터는 두 달 간 애자일 소그룹에 대한 테스트런도 시행했다. ING생명은 새로운 혁신 조직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한 지속적인 직원 교육과 애자일 조직 모니터링을 위한 100일 프로그램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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