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신문= 김현숙 기자]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과의 합병설이 다시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현대모비스를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착수하면서 과거의 시나리오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정의선 부회장 중심으로의 지배구조를 확립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 부회장이 현대모비스 주식을 대거 확보해야 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중요한 실탄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 부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개인 자격으로는 가장 많은 11.72%를 갖고 있는데, 지분 평가액만 해도 5000 억원대에 달한다. 만약  현대엔지니어링을 현대건설과 합병시키거나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을 시도할 경우 배당 내지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 조달이 더 용이해지게 된다는 게 재계 관측이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초 재무통이자 정 부회장 측근인 박동욱 사장을 현대건설 수장으로 내세운 것도 현대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을 염두에 둔 처사라는 해석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다만 합병 비율 등의 문제에서 현대건설이 손해를 본다면, 기존 주주들의 반발을 불러 과정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가치가 높아야 정 회장 부자가 확보할 수 있는 합병법인의 지분이 많아지기 때문인데, 과거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 승계과정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비율을 놓고 잡음이 일었듯 현대건설 주주들의 반발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