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이 최대주주인 한진칼에 이어 2대 주주로 든든한 버팀목
지분 거의 없는 조 사장의 2세 경영승계에도 결정적 역할 예상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금융경제신문= 장인성 기자]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의 이른바 '물컵 투척' 사건과 연일 터져나오는 갑질 의혹으로 대한항공 그리고 조양호 회장과 세 자녀에 대한 갖가지 얘기가 연일 언론에 도배되는 가운데 한진그룹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한진그룹의 핵심인 정석기업에 대해서는 국민들은 거의 모른다.  정석기업은 빌당관리업체다.  한진그룹 오너 조양호 회장이 2대주주로 한진그룹과 대한항공 지배에 든든한 기둥이며 아들 김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후계승계에 큰 힘이 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정석기업은 최근 자사주를 11.8%에서 13.0%(16만 373주)로 확대했다. 자사 지분 1.2%(1 만 4872 주)를 45억 5000 만 원에 사들여 늘어났다.

이는 거의 대부분 2016년 12월 조 회장의 모친 김정일씨가 별세하면서 장남 조 회장을 비롯한 4남 1녀 자녀들에게 상속된 1.5%(1 만 7911 주)중 조 회장을 제외하고 다시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정석기업 주주는 지주회사 한진칼 48.3% (59만 4320주)을 비롯해 조 회장 20.6% (25만 4059주), 정석물류학술재단 10.0% (12만 3115주), 조 회장의 매형 이태희 대한항공 법률고문 8.1% (9만 9291주) 등 4명으로 재편됐다.

이번에 정석기업이 자사주를 사들인 주당가격은 30만 6072원(액면가 5000원)이며, 이 가격으로 따져보면 조 회장의 정석기업 소유주식 가치가 778 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는 조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지주회사 한진칼 (지분 17.7%)을 제외하면 압도적인 주식재산으로 이외 ㈜한진 (6.9%), 대한항공 0.04% 등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정석기업에는 한참 못미치는 상황이다.

이런 까닭에 향후 조 회장의 후계자인 1남 2녀 중 외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에게 한진그룹을 대물림하는 과정에서 조 회장의 정석기업 소유지분은 요긴하게 쓰일 전망이라는게 재계의 관측이다.

현재 조 사장이 소유한 한진그룹 계열 지분은 사실상 한진칼 2.3%가 전부라 할 정도로 지분 승계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조 사장이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것 만큼이나 그룹의 실질적 지배력을 확보하려면 조 회장으로부터 한진칼 지분을 넘겨받아야 한다. 지분을 물려받으려면 현재 수준에서 단순계산해도 증여세 1천억 원가량을 내야할 것으로 추정된다.

조 사장은 한진그룹 계열사 가운데 한진칼과 한진 지분만 보유하고 있다. 조 사장은 한진 지분 0.03%를 쥐고 있다. 조 사장이 조 회장으로부터 한진칼 지분을 넘겨받기 위해 승계자금원을 확보해야 하지만 한진그룹 일감을 받아 개인회사를 키우는 방식을 동원하기에도 쉽지 않다.

조 사장 등 한진그룹 오너일가는 지난해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니컨버스 지분 전량을 대한항공에 증여했다. 유니컨버스는 기업용 전산망과 클라우드 구축 등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인데 애초 조 사장 등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대한항공은 2017년 11월 유니컨버스를 흡수합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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